정치 대통령실

[한미정상회담] "나도 가짜뉴스로 고생"...文, 트럼프 웃음 이끌어

"사적 공간 보여주고 싶다"...트럼프, 文 3층 초대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첫 만남에서부터 서로에 대한 파격적 배려로 어색함을 날려버렸다.

문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환영 만찬 행사에서 자신도 가짜뉴스로 고생했다는 이야기를 꺼내 마중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웃음을 이끌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평소 비우호적인 언론보도에 시달려온 트럼프 대통령이 그러한 보도에 대해 종종 ‘가짜 뉴스’라고 비판해온 것에 공감대를 형성하려 꺼낸 재치 있는 발언이었다.


이날 문 대통령은 평소 소신대로 북핵 폐기를 위해 제재뿐 아니라 대화도 병진해야 한다는 발언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힘을 우위에 둔 외교를 호평하는 쪽으로 대화의 물꼬를 트기도 했다. 평소 직설적이고 담백한 화법을 쓰는 문 대통령이지만 상대국 정상의 입장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끌고 나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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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번 만남에 정성을 쏟았다. 만찬을 마치고 백악관 1층에 엘리베이터가 도착한 뒤 갑자기 자신의 개인 공간을 보여주고 싶다며 3층으로 문 대통령을 초대한 것이다. 제의에 응해 3층으로 올라간 문 대통령은 미국이 루이지애나주를 프랑스로부터 매입할 때 계약을 체결했던 역사적 장소인 ‘트리티룸’과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 재임 시 게티즈버그 연설문을 작성했던 ‘링컨 룸’을 구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링컨 전 대통령이 쓰던 책상에 앉아 사진을 찍을 것을 권하는 등 문 대통령을 직접 안내하며 외부인에게 잘 공개되지 않는 3층 주요 공간을 12분간 보여줬다.

이날 만찬 식탁에서도 문 대통령을 배려해 비빔밥이 주요 메뉴 중 하나로 나왔다. 캐롤라이나산 황금쌀에 차이브버터, 허브로 조미된 형태였다고 한다. 비빔밥은 여러 재료를 골고루 섞어 먹는 음식으로 ‘화합’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엿보이는 장면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미 정상이 백악관에서 공식 만찬을 갖는 것은 2011년 이후 6년 만”이라며 “특히 박근혜 정부 시절에 한 번도 없었던 정상 간 우호 행사를 새 정부에서 되살렸다는 점이 뜻깊다”고 해석했다.

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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