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무역협회, 관세청 등에 따르면 한국산 자동차의 미국 수출 대수는 한미 FTA가 발효되기 전인 지난 2011년 58만8,181대에서 지난해 96만4,432대로 64% 늘었다.
한국산 자동차의 대미 수출은 관세 영향을 전혀 받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FTA 체결 당시 한국은 미국 자동차에 대한 수입 관세(발효 전 8%)를 2012년 발효 즉시 절반(4%)으로 낮춘 데 반해 미국은 한국 자동차 관세(2.5%)를 2015년까지 협정 발효 후 4년간이나 유지했다. 이후 두 나라는 지난해부터 자동차 관세를 완전히 없앴다.
한국차의 대미 수출량은 발효 후 관세 혜택이 없었던 2012년부터 2015년 사이 81.3% 늘어난 반면 관세가 철폐된 지난해에는 오히려 전년 대비 9.5% 감소했다.
업체별로도 대미 수출 증가 정도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2012~2016년 현대차의 대미 수출량은 20.5% 증가한 데 반해 한국GM의 대미 수출량은 같은 기간 1만8,000대에서 16만2,000대로 800% 증가했고 르노삼성차도 2014년 2만6,000대였던 미국 수출 규모가 지난해 5배 이상인 13만6,000대까지 늘었다. 관세가 완전 철폐된 지난해에도 현대차는 1년 사이 9% 감소했지만 한국GM과 르노삼성차는 각각 14.1%, 15.3% 증가했다.
반면 미국 자동차는 한미 FTA 발효 후 한국 수출 물량이 크게 늘었다. 2011년 1만3,699대이던 미국산 자동차의 한국 수입대수는 지난해 6만99대로 340%나 급증했다. 이 기간 미국차 수입 증가율은 전체 수입차 증가율(158.8%)의 두 배에 이를 뿐 아니라 특히 지난해의 경우 한국 시장에 들어온 수입차가 전년보다 8.3% 줄었음에도 미국 차는 22.4%나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차의 미국 수출이 늘어난 것은 한미 FTA 때문이 아니라 경쟁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한미 FTA 때문에 한국차의 미국 수출이 늘었다는 오해는 양국의 시장 규모와 관세 철폐 시점 등을 고려하지 않은 착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