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의 심장 '서울 R&D 캠퍼스' 첫 공개] 소리부터 바람까지 디자인..."3도 기운 본체도 혁신이죠"

무풍에어컨 탄생한 디자인 산실

디자이너 1,500여명 상주

프리미엄 가전 개발 머리 맞대

삼성전자 ‘서울 R&D캠퍼스’ 내에 위치한 사운드 랩에서 사운드 디자이너들이 제품에 적용 되는 음향을 디자인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삼성전자 ‘서울 R&D캠퍼스’ 내에 위치한 사운드 랩에서 사운드 디자이너들이 제품에 적용 되는 음향을 디자인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




전원이 켜질 때와 꺼질 때 소리는 어떻게 달라야 할까. 에어컨 온도를 내릴 때는 어떤 소리가 나야 사용자가 상쾌하고 시원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까. 우리 삶의 한 부분이 된 디지털 기기의 소리만 전문적으로 ‘디자인’하는 곳이 있다. 바로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위치한 삼성전자 ‘서울 연구개발(R&D) 캠퍼스’ 내 ‘사운드 랩’이다. 각양각색의 디자이너들이 모여 있는 이곳에서 치열한 고민을 거쳐 소비자의 귀를 사로잡는 삼성 제품의 소리가 만들어진다.

삼성전자가 19일 삼성 디자인의 심장부 ‘서울 R&D 캠퍼스’를 언론에 첫 공개했다. 눈에 보이는 것부터 귀로 들리는 것까지 대부분의 삼성 제품 디자인이 이곳에서 시작되고 완성된다. 5,000명의 삼성 핵심 인재들이 상주하고 있는 이 캠퍼스는 디자인, 소프트웨어센터, DMC(Digital Media & Communications)연구소 등으로 구성돼 있다. 그 중에서도 디자인 센터는 지난 2001년 최고경영자(CEO) 직속조직으로 출범했으며 사업부 소속 포함 1,500여명의 디자이너가 상주하고 있다.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이 직접 이끄는 디자인센터는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 가전을 ‘프리미엄’급으로 끌어올린 1등 공신이다. 지난해 여름부터 에어컨 시장의 ‘히트 상품’으로 자리매김한 무풍 에어컨도 이곳에서 5년여의 연구 끝에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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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풍에어컨은 바람이 몸에 닿지 않아도 시원함을 유지할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에서 탄생한 제품이다. 동시에 유려한 디자인으로 에어컨의 ‘신분 상승’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디자인센터 내 ‘홈 익스피리언스(Home Experience) 랩’은 전 세계에서 매년 500여명의 소비자를 직접 삼성 가전제품으로 꾸민 공간으로 초청해 의견을 듣고 있다. 무풍에어컨도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구현했다는 것이 삼성전자 측의 설명이다.

무풍에어컨은 실제 세계 최초로 에어컨에 리얼 메탈을 적용해 냉기를 오래 머금고 있는 메탈 소재의 특성을 극대화했다. 삼성 디자인센터 연구원들은 이를 ‘메탈 죽부인’이라고도 부른다. 차가운 냉기가 직경 1㎜ 수준의 13만5,000개의 마이크로홀에서 초당 0.15m 이하의 느린 속도로 흐르기 때문에 동굴에 있는 것 같은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3도 정도 기울어진 에어컨 본체도 디자인의 혁신이다. 활을 쏠 때 각도에 따라 멀리 나가는 정도가 다른 것처럼 무풍에어컨은 기울어진 각도를 통해 냉기가 더 멀리 퍼져 나간다.

삼성전자는 디자인센터를 통해 꾸준히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세계적인 디자인업체 ‘탠저린’의 대표 출신으로 삼성에 영입된 이돈태(디자인센터 부센터장) 전무는 “사용자에서 출발해 내일을 담아내는 디자인이 삼성의 철학”이라며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에 발맞춘 혁신적인 디자인의 제품도 내년에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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