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시장조사 업체 ADP가 최근 3년간 기업들의 임금상승률을 조사한 결과 종업원 수 50명 미만 기업이 연평균 1.07%로 전체 평균 0.69%를 웃돌았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중소기업의 가파른 임금 상승은 업계 전반에 걸쳐 나타난 현상으로 제조업과 레저·교육·보건·유통 등 서비스 업종 모두 50명 미만 사업장의 임금상승률이 1,000명 이상 대기업보다 높았다.
연령별로는 연차가 낮은 35세 이하 종업원의 임금상승률이 다른 세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중소기업들은 초임 연봉 5만~6만달러(약 5,600만~6,700만원)를 지급하고 매년 1만달러씩 연봉을 올려주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美 중기 파격적 임금상승 왜
실업률 4%...기업 구인난 심화에
인터넷 통한 연봉정보 공개도 한몫
미국 중소기업들이 파격적인 임금인상에 나서는 1차적 이유는 실업률이 4% 초반으로 떨어지는 등 노동시장이 ‘완전고용’ 상태에 가까워지면서 미국 기업들의 구인난이 이어진다는 점이다. 하지만 WSJ는 임금공개 사이트를 통해 각 기업의 연봉정보가 공개된 것도 중소기업들의 연봉 인상을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연봉정보 사이트인 페이스케일·글래스도어 등에 기업 내부정보가 쌓이면서 사용자와 근로자 모두 경쟁사의 임금 수준을 알게 된 것이 경쟁적 임금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젊은 층의 임금상승 수준이 유독 두드러진 것도 중장년 세대에 비해 이들의 정보 접근성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중소 소프트웨어 회사를 운영하는 데이브 윌콕스 사장은 “젊은 직원들이 연봉협상 기간이 되면 경쟁사들의 연봉과 자신이 원하는 임금상승률을 표와 보고서로 준비해온다”며 “정말 잘 무장해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고 전했다.
젊은 직원들의 연봉 상승은 회사 전체의 임금 상승으로 이어진다. 높은 초봉을 받는 신입 직원들과 기존 직원들 간 위화감이 전체 임금 상승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정보기술(IT) 컨설팅 업체를 운영하는 맷 헤이니 사장은 “기존 직원들이 신입 사원들의 연봉을 알게 되면서 지난 2년간 직원들의 급여를 12~17% 인상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