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여파로 쉴 새 없이 가동되던 삼성과 LG의 에어컨 생산 라인이 휴가 모드에 돌입했다. 무더위에 더해 에어컨 기능의 진화로 교체 수요가 겹치면서 올해 에어컨 판매는 유례없는 대호황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8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LG전자 생활가전을 생산하는 창원 공장이 이번 주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휴가철을 맞았다. 창원공장은 LG전자의 생활가전을 생산하는 곳으로 지난 3월 중순부터 휘센 에어컨 생산라인을 풀가동했다.
삼성전자 역시 생활가전을 생산하는 광주 공장이 이번 주부터 비상체제인 2교대에서 주간 정상 근무로 전환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생활가전 생산 인력들이 8월 셋째 주와 넷째 주에 걸쳐 휴가를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삼성과 LG의 에어컨 생산 인력들은 ‘에어컨 대란’에 힘입어 쉴 틈이 없었다. 생산라인 풀가동에도 에어컨이 출고까지 한 달 이상 기다려야 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에어컨 시장 규모는 최대 250만 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규모가 지난해 220만 대에 비해 10% 이상 커진 셈이다.
에어컨의 폭발적인 수요 폭증은 ‘폭염 학습효과’가 일차적인 원인이지만 에어컨의 기능 진화가 단단히 한 몫 했다. 신기능 탑재로 에어컨 교체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삼성전자의 무풍에어컨은 에어컨 시장에 ‘무풍 신드롬’을 일으켰고, LG전자의 휘센 듀얼 에어컨도 ‘스마트 케어’ 기능 등을 탑재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바람 없이 시원한 냉방’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한 삼성의 무풍 에어컨은 업계 최초로 에어컨에 프리미엄 스피커에 사용되는 메탈 본체와 13만 5.000개의 마이크로 홀을 적용해 에어컨 사업에 혁신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따라 삼성과 LG의 생활가전 분야 매출에서 에어컨의 기여도는 상당히 높아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7월 중순에 국내 가정용 에어컨 누적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했다. 이는 삼성 에어컨 판매 역사에서 전무한 기록이다. LG 휘센 에어컨도 올해 상반기 판매량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하며 신기록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상반기 판매 대수가 지난해 전체 실적을 넘어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