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마음근육 키우는 명상, 공감형 창의인재 키우죠"

KAIST 명상과학연구소 초대 소장 미산스님 인터뷰

스트레스 완화·업무능력 증진 등

현대인 위한 하트스마일 명상 개발

내년 6월 명상과학연구소 출범 통해

뇌과학·의과학 등 융합연구 본격화

"마음속 자애심 느낄 수 있도록

대중·학교용 교육 개발 보급할 것"

미산스님/사진제공=KAIST미산스님/사진제공=KAIST


“구글·인텔 등 실리콘밸리의 글로벌 기업들은 오래전부터 명상을 도입해 직원들의 스트레스 완화와 함께 업무능력이 증진되는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공감형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는 데 명상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내년 6월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갈 KAIST 명상과학연구소의 초대 소장을 맡은 미산(60·사진) 스님은 31일 명상의 중요성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미산 스님은 현대인을 위한 명상 프로그램인 ‘하트스마일 명상 프로그램’을 개발한 명상 전문가다. KAIST는 내년 명상과학연구소를 세워 앞으로 뇌과학·의과학 등은 물론 전기 및 전자공학부와 전산학부·인문사회과학부 등 교내 다른 학과들과의 융합 연구로 명상의 과학화를 위한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미산 스님은 “우선 내년 가을학기부터 학업과 연구로 스트레스가 많은 학생과 교수에게 명상과 관련한 프로그램을 보급해 창의력 향상은 물론 긴장감 완화 등 스트레스 해소에도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4세 때 전남 백양사에서 출가한 미산 스님은 불교계의 대표적인 해외파 학승. 인도 푸나대에서 팔리어·산스크리트어로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초기불교에 관한 유럽의 연구 중심지인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난 2004~2015년에는 중앙승가대 포교사회학과 교수를 지냈으며 미국 하버드대 세계종교연구소 선임연구원, 조계종 총무원 사회부장, 동국대 교육이사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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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종교를 뛰어넘어 과학과의 융합 연구를 통해 명상의 과학적 효과를 입증하는 것에 기대감을 갖고 있다. 그가 직접 개발한 하트스마일 명상(자애미소 명상)도 다섯 가지 행법으로 몸의 긴장을 이완하고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명상법이다. 그는 “명상으로 알아차림과 깨어 있음의 마음근육이 점차 커지게 된다”고 말했다.

최근 첨단 뇌 영상을 통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명상을 하면 대뇌 피질이 두꺼워지고 집중력·공감과 관련한 뇌 부위가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에서는 매년 명상과 관련한 논문 1,200여편이 심리학이나 의학 학술지 등에 발표되고 있다. 하버드,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스탠퍼드 등 세계적인 대학들도 명상에 관한 연구에 적극적이다. 명상에 관한 과학적 연구가 활발해진 것은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대체의학연구소(OAM)가 명상 연구에 공식적으로 연구비를 지원한 1993년 이후부터다.

미산 스님은 “일상적으로 가슴속에서 자애심을 느끼고 그것을 자연스럽게 사회적 실천으로 옮길 때 인간은 본래 지혜로 충만해지고 자비를 자각한다”고 설명했다. 명상과학연구소의 중장기 목표에 대해 그는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명상 교과서를 개발해 일반 대중 및 각급 학교를 대상으로 다양한 명상 교육 프로그램을 보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AIST는 이날 재단법인 플라톤아카데미 측과 ‘명상과학연구소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플라톤아카데미는 인간의 보편정신과 인격의 탁월함을 추구하는 ‘성찰의 인문학’을 심화·확산하고자 2010년 11월 설립된 인문학 지원 재단이다.

문병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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