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한국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분데스리가 헤르타 베를린-베르더 브레멘 경기의 주인공은 선제골을 넣은 홈팀의 매튜 레키도, 동점골을 터뜨린 브레멘의 토마스 델라네이도 아니었다.
스포트라이트는 휘슬을 든 주심에게 쏟아져 내렸다. 독일 분데스리가는 물론 영국·스페인·프랑스·이탈리아 등 유럽축구 ‘빅 리그’ 첫 여성 주심인 비비아나 슈타인하우스(38)가 데뷔한 역사적인 경기였다.
경찰관 출신의 슈타인하우스는 지난 2007년 독일프로축구 첫 여성 주심이 된 후 2부 리그에서 10년간 80경기 이상을 진행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여자축구 결승전에서도 주심을 맡았다.
이날 1대1 무승부였던 90분 경기를 흠잡을 데 없이 마친 뒤 슈타인하우스는 “끝나서 안심이 된다.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며 자신에게 집중된 이목에 대한 부담감을 털어놓기도 했다. 라인하르트 그린델 독일축구협회 회장은 “역사적 순간이었다”며 “부담감 속에서도 침착하게 올바른 판정을 내린 것은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홈팀 베를린은 슈타인하우스의 데뷔전을 기념하기 위해 여성 관중의 입장료를 반값으로 내려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