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완성차 업체들은 자율주행과 관련해 단순히 기술과 시기에만 집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어떤 철학을 담을지입니다.”
토팡 로랑(사진) 느로 자율주행기술 총괄연구원은 ‘2017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한국 기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2020년께는 기술적으로 자율주행차량의 완성도가 확보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제 상용화는 더 걸릴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폭스바겐그룹 등 독일 브랜드들이 안방에서 개최된 이번 모터쇼에서 ‘완전자율주행 시대’를 예고했다. 그러나 개발 단계부터 ‘기술’보다는 ‘철학’을 제시한 곳은 딱히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게 로랑 연구원의 판단이다. 반면 르노는 기존의 완성차에도 반영하고 있는 ‘이지 라이프(easy life)’라는 철학을 토대로 자율주행차 개발은 진행 중이다.
로랑 책임연구원은 “르노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 그 자체 보다는 운전자들의 삶을 더 편하게 하는 것에 목적이 있다”면서 “이번에 선보인 컨셉트카 ‘심비오즈’ 역시 이 같은 철학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심비오즈는 단순한 자율주행차라기 보다는 집과 차가 궁극적으로 하나의 주거 공간으로 결합하는 상상력을 토대로 한다. 차가 직접 집 안으로 들어가고, 심지어는 2층으로 이동 하기도 하면서 집 내부에서 별도의 공간을 창출하는 식이다. 르노 부스에서는 이 같은 심비오즈의 역할이 직접 시연돼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로랑 책임연구원은 “이번에는 심비오즈를 통해 르노의 철학을 소개했고 머지 않아 레벨4의 자율주행이 가능한 차량을 소개할 것”이라면서 “이 차량에는 운전자가 아무 걱정을 할 필요가 없는 ‘마인드 오프(mind off)’라는 가치를 담아 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20년께부터 레벨4의 자율주행 기술을 실제 도로 상에서 검증하고 2023년부터는 판매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프랑크푸르트=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