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는 18일 오전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 둘’의 수록곡인 ‘가을 아침’을 선공개했다. ‘꽃갈피 둘’은 지난 2014년 ‘꽃갈피’ 이후 3년 만에 발표되는 리메이크 앨범. 9월 컴백을 예고한 만큼 가요계의 관심이 모여 있는 상황이기는 했으나, 음원 공개에 대한 어떠한 홍보 없이도 ‘가을 아침’을 화제의 중심에 올려둔 것은 싱어송라이터로서 아이유의 진심이 통한 결과다.
‘가을 아침’은 ‘아침이슬’ 20주년 기념음반인 ‘양희은 1991’에 수록된 곡으로 영화 음악감독 겸 기타리스트 이병우와 양희은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아이유가 “당시 음반 중 가장 좋아하는 노래”라고 애정을 보인 이 곡을 위해 기타리스트 정성하가 편곡과 기타 연주를 담당하고 포크 뮤지션 하림이 틴 휘슬 연주에 참여했다. 여기에 아이유의 청량한 음색이 덧입혀졌다.
음원 차트 개편 이후 대부분의 가수들이 오후 6시에 곡을 공개하는 것과 다르게 아이유는 ‘가을 아침’을 이례적으로 오전 7시에 공개했다. 오후 1시까지 ‘가을 아침’은 음원 사이트 실시간 차트에 반영되지 못한다. 그럼에도 아이유의 소신은 확고했다. 데뷔 기념일인 9월 18일에 맞춰 팬들에게 소중한 하루의 특별한 아침을 만들어주고 싶었다는 것이다.
JTBC ‘효리네 민박’에서 BGM으로 잠깐 소개가 된 것 외에는 음원 공개에 대한 홍보가 거의 없었던 상황이었다. 18일 자정, 아이유가 팬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주겠다고 귀띔한 것 정도다. 음원 공개라고 예상하지 못했던 팬들도 대다수였다. 그럼에도 아이유와 ‘가을 아침’은 주요 포털사이트 및 음원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하며 많은 관심을 이끌어냈다.
지난 17일 ‘효리네 민박’에서 이효리와 함께 부른 듀엣곡도 마찬가지다. 이효리의 집에서 작사 작곡부터 녹음까지 모든 것이 이뤄진 ‘효리지은송’은 종영을 한 회 앞두고 드디어 풀버전이 공개됐다. 이효리가 화장실에서 노래를 흥얼거리다 만들어낸 선율에 이효리와 아이유의 가사가 새겨졌다. 시청자들의 반응은 물론 뜨겁다. 정식 음원 발매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이효리의 제안으로 시작된 이 곡은 이효리와 아이유가 각각 서로에 대한 인상을 그려낸 가사를 담고 있다. 조용한 시선으로 2주간 이효리를 관찰하던 아이유는 자신의 감성을 노래에 녹여냈다. 앞서 여러 가수들과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한 아이유답게, 자신만의 색깔을 지우지 않으면서도 이효리라는 타인의 색깔에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특히 ‘눈 한번 감지 않고/태양에게 걸어가네’라는 가사는 민박집 직원 이지은으로서 보여준 세심한 관찰력과 가수 아이유가 자랑하던 풍부한 표현력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지점이었다. 대중들에게 자신을 확실히 각인시켰던 ‘3단 고음’이 아닌 잔잔한 저음으로도 제주의 느낌을 한껏 담아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일요일 밤부터 월요일 아침까지, 일상의 끝과 시작이 모두 아이유의 목소리로 채워졌다. 오는 22일, 그가 내놓을 ‘꽃갈피 둘’에는 또 어떤 진심이 담겨있을지 기대된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