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제부 신동욱 공화당 총재가 박 전 대통령 5촌 살인사건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통해 최순실씨와 그의 전 남편 정윤회씨 관련 증거를 경찰에 제출했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신 총재는 약 9시간 조사를 받고 오후 11시50분쯤 청사를 나섰다.
신 총재는 “2007년 11월 육영재단 강탈 사건 때 최순실·정윤회가 (현장에) 등장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면서 “그 녹음파일을 광수대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은 국가정보원·검찰·경찰·정치권 등 거대한 권력과 기관이 포괄적으로 개입된 사건”이라며 “형제들은 개입돼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과거 자신이 처남인 박지만 EG 회장을 배후로 지목한 것에 대해 “당시 보이는 그림만 볼 수밖에 없어 함정에 빠졌던 것”이며 “돌이켜 생각해보니 형제분들은 방패막이로 활용됐다고 본다”고 답했다. 배후가 누구냐는 질문에는 “심정적으로 (짐작이) 가지만 단정적으로 얘기할 수는 없다”면서 “여러분들이 마음속에 생각하는 사람이 유력한 용의선상에 올라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날 오후 3시 경찰에 출석할 당시 “박 전 대통령 5촌 살인사건의 피해자는 알려지지 않은 죽음까지 포함해 모두 8명”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용철 씨 피살사건 외에 저와 관련된 수사도 재수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제게 유죄를 선고한) 1심, 2심 판결문을 저는 인정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신 총재가 박용철 씨 죽음을 둘러싼 많은 의혹을 제기한 만큼 그를 주요 참고인으로 판단하고 의혹들의 근거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 총재는 2011년께 ‘박 전 대통령을 배후에 둔 박지만 EG 회장이 박용철 씨를 시켜 중국에서 자신을 납치·살해하려는 음모를 꾸몄다’고 주장하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 2012년 징역 1년6월을 선고받았다.
앞서 박 전 대통령 5촌 조카인 박용철 씨는 2011년 9월 북한산 등산로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박 전 대통령의 다른 5촌 박용수 씨도 북한산 중턱에서 시신으로 발견되면서 사건을 맡은 서울북부지검이 당시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를 마무리했다. 박 전 대통령 여동생 박근령 씨와 신 총재 부부는 남동생 박지만 EG 회장이 육영재단을 강탈했다며 이를 되찾기 위한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었다.
/김연주인턴기자 yeonju185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