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더 맛있는 커피를 위한 혁신...블루보틀 성공 신화 썼죠

'커피계 애플' 블루보틀의 미한 CEO, 월드 커피 리더스 포럼 강연

신선한 원두 핸드드립으로 내려

시간·비용절감 대신 커피 맛 방점

한국 진출 시기에 대해선 말 아껴



“우리의 목표는 단 하나, 맛있는 커피를 만드는 것입니다. ‘여기서 뭐가 더 나아질 수 있을까’ 하고 많은 사람은 의문을 던지지만 우리는 올해보다 내년에, 내년보다 그다음 해에 더 맛있는 커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명 ‘커피계의 애플’로 유명한 미국 ‘블루보틀’의 브라이언 미한(사진) 최고경영자(CEO)가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 커피 리더스 포럼’에서 연사로 나서 블루보틀이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맛, 서비스, 지속 가능성’이 핵심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블루보틀은 지난 2002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작은 매장으로 시작해 현재는 미국과 일본 등에 총 50여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 최대의 식품 업체인 스위스 네슬레에 인수돼 주목받았다. 블루보틀은 로스팅 후 48시간 이내의 신선한 커피콩을 갈아 핸드드립으로 내려 제공하는 커피로 유명해지고 있는 업체다. 일부 전문가들은 세계 커피 전문점인 스타벅스를 능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블루보틀의 명성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기존의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빠른 서비스에 방점을 찍었다면 블루보틀은 오랜 시간이 걸리고 가격이 비싸더라도 뛰어난 맛의 고급스러운 커피를 즐기기 원하는 고객을 겨냥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한 CEO는 “블루보틀이 단시간에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맛, 서비스 정신, 지속 가능성 세 가지 키워드에 집중했기 때문”이라며 “뉴욕 사람들은 커피를 빨리 받기를 원하고 카페도 그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블루보틀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맛있는 커피를 제공하는 것이 블루보틀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블루보틀이 혁신을 중시하는 회사라고 강조하면서 “만일 어떤 회사가 변화를 거부한다면 실패한다”며 “우리는 변할 것이다. 더 나아질 것이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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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블루보틀 창업자인 제임스 프리먼은 일본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고 일본을 통해 사이펀이나 콜드브루 같은 커피 추출 테크닉을 미국에 처음으로 도입해 큰 성공을 거뒀다”며 “제임스가 덴버나 마이애미 같은 대도시 대신 일본에 매장을 열자고 했을 때 이사회에서는 ‘미친 짓’이라고 했지만 지금은 일본 매장이 블루보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영감의 원천”이라고 덧붙였다.

맛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블루보틀은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다양한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그라인딩한 커피의 산화를 막는 ‘퍼펙틀리 그라인딩 커피’다. 일본에서 먼저 출시된 이 커피는 내년 미국에서도 출시될 예정이다. 또 온라인을 통해 정기적으로 커피를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혁신 서비스도 중요하지만 그가 강조한 것은 결국 사람이다. 미한은 “우리는 결국 사람들을 상대로 하는 비즈니스”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인재”라고 말했다. 그는 “블루보틀은 바리스타들의 의료보험을 전부 회사가 지급해주는 몇 안 되는 미국 회사”라며 “병가나 산재 보상 등이 보장되고 학습 기회도 제공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재 가운데서도 기업 성장의 핵심은 여성의 역할에 달려 있다고 본다”며 “블루보틀의 경쟁우위는 임원 4명 중 2명이 여성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진출 시기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하지만 진출 방식에 대해서는 프랜차이즈나 도매 방식보다 직접 진출을 선호한다고 구체적으로 밝혔다. 그는 “일본에서도 조인트벤처 요구가 많았고 접근한 회사가 많았지만 우리는 블루보틀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지키고 싶기 때문에 프랜차이즈식으로는 운영하지 않는다”며 “도매 사업도 고려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박윤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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