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ISS "경영 간섭 말라"…면박 당한 KB노조

사외이사 선임 등 노조제안 2건

ISS "주주가치 훼손" 공개 반대

KB금융노동조합협의회가 지난 9월 12일 여의도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종규 회장에 대한 후보 사퇴 촉구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KB금융노동조합협의회가 지난 9월 12일 여의도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종규 회장에 대한 후보 사퇴 촉구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KB노조협의회가 글로벌 스탠더드에 안 맞는 주주제안을 했다가 세계 최대 의결권자문사로부터 공개 퇴짜를 당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노조는 오는 20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제안을 통해 하승수 변호사의 사외이사 선임과 대표이사의 이사회 참여 배제를 위한 정관 변경 등 2개 안건을 상정했다. 노조는 우리사주 지분을 활용해 주주제안을 한 것이다.


하지만 세계 최대 의결권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이 같은 노조 측 제안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내놓았다. ISS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KB금융 주총 안건 중 KB노조가 주주제안으로 제출한 하승수 비례민주주의 연대 공동대표의 사외이사 선임과 대표이사의 이사회 참여 배제를 위한 정관 변경 등 2개 안건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ISS는 하 변호사의 사외이사 선임 건에 대해 “과거 정치 경력이나 비영리단체 활동 이력이 금융지주사의 이사회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 불명확하다”며 “기존 이사회에도 법률 전문가가 있어 (하 변호사의) 전문성이 중복된다”고 지적했다. 또 대표이사가 이사회 내 각종 위원회에 참여할 수 없도록 정관을 변경하는 안건에 대해서도 “계열사에 대한 대표이사의 영향력을 약화하는 것은 주주가치에 부합한다고 볼 수 없다”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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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의 의견은 기관투자가나 외국인투자가 등의 행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이 때문에 외국인 지분이 70%가량인 KB금융의 주총에서 노조 제안 안건이 통과될 가능성은 현저히 낮아졌다는 관측이다. 앞서 노조는 KB금융 주식을 3,000주 이상 소유한 주주와 1주 이상 소유한 계열사 임직원 전원을 상대로 의결권 위임 활동을 벌여왔지만 헛수고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에서는 노조가 글로벌 스탠더드와 배치되는 주주제안을 했다가 세계적인 공신력을 가진 의결권자문사에 공개 면박을 당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KB노조 측은 “하승수 선임 건에 대해 (ISS가) KB금융 이사회 내 변호사 중복과 정치활동 경력을 문제 삼았는데 ISS는 2008년 5월 하 변호사의 현대증권 사외이사 후보 때는 찬성 의견을 냈다”며 “하 변호사는 사외이사 활동을 통해 지배구조 개선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이제는 안 된다고 반대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반발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계열사 경영권 축소가 주주 이익과 배치된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어떤 주주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지 반론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조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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