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 대법정 417호. 서울중앙지법 형사23단독 명선아 판사가 “피고인들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한다”고 말하자 방청석까지 가득 메운 노량진수산시장 상인들이 함성을 지르며 박수를 쳤다.
일본산 방어를 국내산으로 둔갑시켜 판매한 혐의(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노량진수산시장 상인 103명은 이날 전원 무죄 판결을 받았다. 피고인이 100명을 넘는 방대한 규모 탓에 국정농단 사건의 주요 피고인인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이날 대법정 대신 중법정에서 보석 심문을 받아야 했다.
법원에 따르면 이 사건은 한 방송사가 먹거리 프로그램을 통해 관련 의혹을 알리면서 불거졌다. 이에 서울 동작경찰서 소속 경찰관은 지인을 동원해 노량진수산시장에서 방어를 사는 것처럼 꾸미고 동영상을 촬영하도록 했다. 상인들이 방어 원산지를 국산이라고 말하는 장면을 담기 위해서였다. 이 지인은 법정에 출석해 “촬영 당시 상인들이 원산지를 국산으로 표시했는지 여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며 “방문한 점포는 한 군데를 제외하고 모두 국산이라고 답했다”고 증언했다.
명 판사는 “동영상 내용과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상인들이 일본산 방어 모두를 국내산으로 거짓 표시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이 들지 않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동영상에서 피고인들이 원산지를 국산으로 표시했다고 볼 장면을 찾을 수 없고 점포 내 수족관에 방어 자체가 없었던 피고인들도 상당수에 이른다”고 무죄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