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또 말실수한 佛 마크롱, 아프리카 정상에 “에어컨 고치러 가나”

야당 정치인들 “외교적 결례이자 인종차별” 맹비난

에마뉘엘 마크롱(앞줄 왼쪽) 프랑스 대통령/파리=EPA연합뉴스에마뉘엘 마크롱(앞줄 왼쪽) 프랑스 대통령/파리=EPA연합뉴스




취임 후 첫 아프리카 순방에 나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옛 식민지였던 나라의 정상에게 공개석상에서 농담을 했다가 국내에서 비판여론에 직면했다.


30일 르피가로 등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마크롱은 지난 28일(현지시간) 서아프리카의 부르키나파소 대학생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한 아프리카를 무시하는 듯한 발언으로 설화에 휩싸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가 아프리카의 내정에 간섭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를 하는 과정에서 “더는 부르키나파소 대학들의 전기 배선 같은 문제까지 신경 쓰지 않겠다. 여러분의 대통령 일이다”고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그 다음 부르키나파소의 로슈 마크 크리스티앙 카보레 대통령이 갑자기 강연장에서 일어나 자리를 뜨자 “그래서 대통령이 나가시네요. 에어컨을 고치러 가시는 모양이네요”라고 웃으면서 농담을 던졌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 발언을 두고 아프리카 국가를 무시한 외교적 결례였다는 비난이 프랑스의 야당 정치인들 사이에서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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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에 출마했던 정치인 니콜라 뒤퐁애냥은 마크롱의 언행을 두고 “거만하고 폭력적이며 인종차별적이기까지 했다”면서 “대통령이 저렇게 행동해선 안 된다. 엉망진창이다”고 맹비난했다.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니콜라 베이 부대표도 “부르키나파소에서 그 나라 대통령을 그런 식으로 모욕한 것은 외교적 사건이며 믿기 힘든 경멸적인 행동이었다”고 쏘아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의 아프리카 대륙을 무시하는 듯한 언행은 전에도 도마에 오른 적이 있다.

지난 7월 G20 정상회담 당시 그는 아프리카의 저개발 문제에 대한 질문에 답하면서 “여성이 아이를 7∼8명씩 낳는 마당에 수십억 유로를 투자한다 한들 아무것도 개선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해 아프리카에 대한 식민주의적 사고를 드러냈다는 비판을 받았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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