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과 신한금융이 나란히 오는 2020년 아시아 리딩금융그룹을 목표로 내걸면서 내년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격돌할 것으로 전망된다. 리딩금융을 위해서는 현재보다 덩치를 늘리고 수익을 올려야 하는데 M&A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해 현지 금융사를 M&A할 경우 KB금융과 신한금융이 진검승부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과 신한금융은 각각 지난 8일과 이날 이사회 보고를 통해 2018년 경영계획을 수립했다. 두 금융지주 모두 공통된 전략은 2020년 아시아 리딩금융그룹 도약과 신속한 디지털 체제 전환, 글로벌 시장 성과 가시화 등이다.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 등을 규제하는 상황에서 국내 이자마진에 의존하지 않고 해외나 M&A 등을 통해 비은행 수익을 올리고 덩치를 키워나가겠다는 것이다.
실제 KB금융은 ‘국내 M&A를 통한 그룹 포트폴리오 완성 및 성장동력 지속 강화’를 내년 전략으로 내세웠다. LIG손해보험과 현대증권 인수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안정적으로 구축했던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지난달 임시 주주총회에서도 “생명보험 쪽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있고 조금 더 보강하고 싶은 바람이 있다”며 “기회가 있으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겠다”고 말했다. 현재 생명보험사 25곳 가운데 자산 규모 17위에 머물고 있는 KB생명의 규모를 더 키우겠다는 구상으로 해석된다. 특히 KB는 최근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히며 M&A 재원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도 “시장을 예의주시하면서 기회가 왔을 때 적극 M&A를 추진하겠다”고 누차 밝혀왔다. 신한금융의 경우 조흥은행과 LG카드 인수 이후 장기간 M&A가 없었다. 신한의 경우 증권사 또는 손해보험사 분야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의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의 차별적 성장방법론을 모색함에 있어 아시아 마켓을 중심으로 글로벌 M&A 및 지분 투자 등 전략적 제휴 활성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외형만이 아니라 내실을 따져봐야 하기 때문에 금융지주사들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지만 내년에는 시장 상황에 따라 본격적인 M&A가 예상된다”며 “두 리딩뱅크 간 전운이 감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