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한번에 1곳만?...너무 신중한 발행어음 인가

증선위 13일 KB證만 상정 예정

미래에셋대우·NH證은 또 빠져

순차적 심사로 시장 피로감 커

"기준모호...불공평 초래" 지적도





금융당국이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지정된 KB증권의 발행어음 업무 인가 여부를 이르면 13일 결론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인가 신청사인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은 안건 상정 자체가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이 지나치게 신중한 태도로 순차적 심사를 진행하고 있어 시장의 피로감이 커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3일 열리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에는 KB증권의 발행어음 업무 인가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다. 심의기구인 증선위를 통과할 경우 안건은 다음주에 열리는 금융위 정례회의에 상정돼 의결될 예정이다. 통상 증선위 결정이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뒤집어지는 일은 드문 만큼 해당 안건이 증선위를 통과할 경우 KB증권은 ‘제2호 발행어음’을 출시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1호 발행어음은 지난달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초대형 IB 지정과 발행어음 인가를 모두 받은 한국투자증권에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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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업계에서는 KB증권이 ‘해볼 만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금융위나 금융감독원이 매우 신중하게 심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증선위) 안건 상정 자체가 ‘결격 사유가 없다’고 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될만한 안건’만 올린다는 것이다. 다만 지난달 30일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가 현대증권(KB증권 전신) 시절 계열사인 현대엘앤알의 사모사채를 인수하고 다른 계열사인 현대유엔아이 유상증자에 200억원을 출자한 것에 대해 기관경고 및 대표이사에 주의적 경고를 내리는 등 예상보다 중징계를 한 점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의 태도가 지나치게 ‘소걸음’이라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KB증권과 같은 날 제재심에서 징계 여부가 결정된 미래에셋대우는 13일 증선위 안건 상정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또 신청사 중 제재 이력이 없는 NH투자증권은 아직 증선위 논의에도 올라보지 못했다. 심사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은 여전하다. 미래에셋대우는 KB증권과 같은 날 제재심에서 유로에셋투자자문 옵션상품 판매 과정에서 벌어진 불완전판매에 기관주의와 관련해 임직원의 정직과 견책 조처라는 경징계 조치를 받는 데 그쳤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미래에셋대우의 인가 가능성이 더 높다는 분위기로 흐르고 있었다. ‘기관주의는 인가, 기관경고는 탈락’이 그동안의 선례였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특정 신청사에 인가를 먼저 내줄 경우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어 불공평하다’는 게 당국의 입장이었는데 이제는 거꾸로 (당국이) 불공평한 상황을 만들고 있다”고 꼬집었다. 금융당국이 발행어음 인가를 변수가 너무 많은 고차 방정식으로 보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국회 비판과 은행권의 반발 등 변수를 너무 많이 고려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조양준·박시진기자 mryesandno@sedaily.com

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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