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다 마오(피겨)가 은퇴한 일본 동계스포츠에 최고 여자 스타는 단연 다카나시 사라(21·일본)다. 152㎝의 아담한 체구에 귀여운 얼굴의 다카나시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AFP통신이 뽑은 ‘미녀 삼총사’에 김연아 등과 함께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소치 대회에서는 금메달은 떼놓은 당상이라던 예상과 달리 4위로 미끄러졌다.
다카나시는 메이저대회(올림픽·세계선수권) 개인전에서는 금메달을 따낸 적 없는 ‘메이저 무관의 여왕’이다. 올림픽에서는 메달권 진입 경험이 없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손꼽아 기다리는 이유다.
다카나시는 그러나 평창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53승의 덫’에서 발목을 빼내지 못하고 있다. 그는 17일(현지시간) 독일 힌터자르텐에서 열린 2017-2018 국제스키연맹(FIS) 스키점핑 월드컵 여자 노멀힐 개인전에서 248.8점으로 3위에 그쳤다. 1차 시기에서 98m, 2차 시기에서 100m를 날았다. 올 시즌 월드컵 개인전 네 차례 출전에 3위 두 번과 4위 두 번. 지난 시즌의 월드컵 9승과 그 전 시즌의 14승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다카나시가 시즌 초반 네 차례 월드컵 개인전에서 1승도 올리지 못한 것은 6년 만이다.
다카나시는 월드컵 통산 53회 우승의 최강자다. 그러나 지난 2월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최다승 타이기록을 세운 뒤로 더는 우승 횟수를 늘리지 못하고 있다. 53승은 오스트리아의 그레거 쉴렌자우어(27·남)와 같은 월드컵 최다승이다. 1승을 보태 남녀 통틀어 최다승 신기록을 세우고 가뿐하게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는 게 목표지만 쉽지가 않다. 이날 269.1점으로 우승한 마렌 룬드비(노르웨이)와 254.7점의 2위 카나리나 알트하우스(독일)가 각각 두 번씩 우승하며 올 시즌 양강을 구축하고 있다. 룬드비는 1차에서 105m, 2차에서 102m를 날았다.
궂은 날씨 탓에 연습시간이 충분하지 못했다고 밝힌 다카나시는 “초조해하지 않고 앞으로 할 일에만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1월6일 열릴 다음 월드컵에 대비해 삿포로에서 점프 연습에 몰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