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우린 네이버가 찜한 佛스타트업이에요"

현지 네이버·라인 전용 육성공간

'스페이스그린'에 11개 기업 입주

채식주의자 전용빵·싸움 로봇 등

'네이버 마피아' 창업 생태계 구축

'갭시' 3D아바타 '타르고' VR

내년 UGC플랫폼에 접목 추진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왼쪽 세 번째)가 지난 10월 10일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현지 스타트업 육성 공간 ‘스페이스그린’에 방문해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 창업자는 지난 3월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고 유럽 투자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스페이스그린 페이스북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왼쪽 세 번째)가 지난 10월 10일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현지 스타트업 육성 공간 ‘스페이스그린’에 방문해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 창업자는 지난 3월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고 유럽 투자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스페이스그린 페이스북




‘증강현실(AR) 기술을 기반으로 한 3차원(3D) 아바타 구현부터 채식주의자 전용 빵 제조와 유통, 친환경 생리대 생산까지…’

언뜻 보면 무분별한 사업처럼 보이지만 모두 네이버의 지원을 바탕으로 프랑스 파리에서 성장 중인 스타트업(창업 초기 기업)의 사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유럽 사업 안착을 위해 프랑스 활동에 집중하고 있는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글로벌투자책임자)가 ‘점 찍은’ 기업인 셈이다. 특히 이들 스타트업은 스스로를 ‘네이버 마피아’라고 자칭하면서까지 공통의 정체성을 확립하면서 공고한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19일 네이버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에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마련한 ‘스페이스그린’에 총 11개 업체가 정식 입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이스그린은 세계 최대 스타트업 지원 센터 ‘스테이션F’ 내부에 마련된 네이버·라인의 전용 육성 공간이다. 네이버와 라인은 단일 기업 중에서는 유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운영사인 페이스북과 함께 가장 큰 공간을 확보해 지난 6월 스페이스그린을 공식 출범했다. 스페이스그린 출범은 이 창업자가 지난 3월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고 유럽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뒤 거둔 첫 번째 성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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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A16 네이버


우선 네이버와 가장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스페이스그린 입주 스타트업으로는 AR과 3D 기술을 접목해 스마트폰으로 ‘아바타(가상의 분신)’를 구현하는 ‘갭시(Gabsee)’와 공개형 동영상 재생 프로그램 개발사인 ‘VLC’ 등이 꼽힌다. 가상현실(VR) 기술과 360도 카메라를 통해 실험적인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고 있는 타르고(TARGO) 역시 협업 대상 ‘1순위’로 거론된다. 이들 스타트업의 서비스는 유럽과 아시아 시장을 겨냥해 새로운 개념의 이용자 창작 콘텐츠(UGC) 플랫폼 개발을 준비하고 있는 네이버가 충분히 협업할 수 있는 형태로 평가된다. 네이버 고위관계자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UGC는 함께 일하고 있는 프랑스 스타트업의 기술 협력을 통해 탄생할 것”이라며 “다양한 업체와의 협업을 실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가 국내외에서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은 영역에서의 사업을 준비하는 스타트업에도 투자와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채식주의자를 위한 프랑스식 빵(Boule)을 제조해 온라인에서 유통하는 ‘펑키 베기(Funky Veggie)’와 독소가 없는 친환경 생리대를 만드는 ‘마이홀리(MyHoly)’가 대표적이다. 또 최저가 항공권 티켓을 간편하게 찾아주는 ‘율리시(Ulysee)’와 음악 콘서트나 축제 등 이벤트 현장에서 사람 간 만남을 주선해주는 애플리케이션(앱) 운영사인 ‘우조(WOOJO)’도 네이버 스페이스그린 입주 업체다. 네이버가 총 2억유로(약 2,565억원)를 출자한 프랑스 ‘코렐리아 캐피털’의 스타트업 투자 기금 ‘K-펀드 1’보다도 더 실험적인 영역에서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셈이다. 실제 K-펀드 1은 네이버가 사활을 걸고 추진하는 음성인식·인공지능(AI)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에 주로 투자했다. 반면 스페이스그린은 ‘다양성’에 지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타로 유겐 네이버 프랑스 법인 사업본부장은 “유럽에서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소비자 서비스 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지옥처럼 어려운 일”이라면서도 “(스페이스그린을) 창업가들이 서로 의지할 수 있는 안전한 피난처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지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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