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경기 김포한강신도시에서 분양된 ‘김포한강신도시 동일스위트 더파크’. 서울 서부권과 멀지 않은 입지에 김포한강신도시에서 공급되는 마지막 민간 아파트라는 점에서 분양 전부터 적지 않은 관심을 받았다. 3.3㎡ 당 평균 1,048만원으로 책정된 분양가도 합리적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시행사는 1차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에 중도금 무이자 등의 혜택도 제공한다고 알렸다. 특히 오는 11월 예정된 ‘김포도시철도’ 개통은 이 단지에 큰 호재가 될 거라는 예상도 있었다. 하지만 1,727가구(1·2단지 포함)를 모집했던 단지에 실제 청약한 사람은 613명뿐. 모든 주택형 미달이라는 초라한 청약성적을 냈다.
경기 김포시는 한때 ‘미분양 무덤’이라는 오명이 따라다녔다. 하지만 인접한 서울 마곡지구가 조성되면서 적체된 미분양도 해소됐다. 여기에 주택시장 상승기에 기대 기존 아파트값 역시 오름세를 보이면서 프리미엄이 분양권도 나왔다. 하지만 최근 김포가 과거로 돌아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청약률이 떨어지고 미분양 물량이 쌓이면서 ‘미분양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2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김포 분양시장에서 청약미달 단지들이 속출하고 있다. 최근 분양한 김포한강 동일스위트 더파크 1·2단지뿐만 아니라 앞서 1월 공급된 ‘김포한강 금호어울림 1·2단지’ 역시 총 862가구 모집에 청약자는 673명에 그쳤다. 이 중 1단지는 전체 10개 주택형 중 5개 주택형이 2순위 모집 끝에 마감됐지만, 2단지는 모든 주택형이 미달됐다. 이로써 현재까지 올해 김포에서 분양한 4곳 모두 청약 미달 기록을 남겼다.
앞서 분양했지만 아직 집주인을 찾지 못한 아파트 역시 늘어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미분양 통계를 보면 김포는 지난해 6~9월 ‘미분양 제로’였지만, 11월 181가구로 급작스럽게 늘어난 뒤 올 1월 374가구까지 불어났다.
기존 아파트값도 하향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3월 2~3주 연속 마이너스 상승률(-0.21%→-0.19%)을 기록하며 경기도 내 가장 큰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김포의 감정동과 장기동 등에서 하락세가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지역의 상승률을 끌어내렸다”고 설명했다.
입주에 가까워진 일부 단지에서는 마이너스 프리미엄의 매물도 적지 않다. 김포한강신도시 내 I단지의 경우 집주인들이 분양가보다 최대 2,000만원까지 가격을 내려서 매물을 내놓는다. 김포 구래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수천만원씩 가격을 내려도 매수자들이 쉽게 나타나지 않는다”면서 “분양권 투자에 나섰던 사람들이 예상보다 수익이 나지 않자 빨리 팔고 나가자는 생각인 거 같다”고 전했다. K아파트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포털사이트 광고에서는 1,000만~2,000만원의 웃돈이 붙었다고 소개하지만 실제 계약에 들어가면 사실상 ‘무피’에 가깝다”면서 “다주택자 꼬리표를 떼려는 집주인도 꽤 있어 빨리 처분하려는 움직임이 많다”고 설명했다.
김포의 침체는 공급량 증가가 제일 큰 원인으로 꼽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김포 입주 물량은 1만4,197가구에 달한다. 지난 2년간 입주물량(2016년 3,907가구, 2017년 1만1,535가구)과 맞먹는 수준이다. 1만 4,986가구인 올해 분양물량도 지난 2년간의 공급량(2016년 2,755가구, 2017년 1만1,376가구)보다 많다. 구래동의 K공인 관계자는 “새 아파트 공급이 계속해서 예정된 상태에서 풍무동 등 구도심 일부 단지를 제외하면 아파트값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오는 11월 김포도시철도 개통이 시장 분위기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