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기 대표는 행복 경영 전도사다. 지난 2001년부터 일찍이 인센티브형 성과공유제를 도입해 회사 수익을 주주와 직원들에게 돌려준다. 2002년부터는 5년 단위로 회사 직원들에게 해외 배낭여행을 보내주고 있다. 대기업 직원들도 부러워할 만한 직원 복지다.
성 대표가 직원들의 행복을 중시하는 것은 그의 개인사와 관련이 깊다. 그는 1983년 지금 회사의 전신인 여의마이컴을 창업한 직후 가족들이 잇따라 병에 걸리며 큰 위기를 맞았다. 당시 세 살배기 아들이 백혈병 진단을 받았고 이듬해에는 아내가 폐결핵에 걸렸다.
창업 초기 과중한 업무에 집안사까지 겹치면서 성 대표마저 창업 3년 차에 위암이 찾아왔다. 지금은 가족 모두 건강하지만 당시 상황을 떠올릴 때면 성 대표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사람 중심의 경영은 이런 경험이 밑바탕이 됐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건강만큼 중요한 것은 없으며 일터에서 행복해야 건강한 삶도 가능하다고 깨달았다.
2001년 회사가 어려울 때 인력을 감축하는 대신 역발상으로 성과공유제를 도입한 것도 직원들을 비용이 아닌 사람으로 대하는 그의 경영 철학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당시 국내 제조업 공장들이 노사분규 심화로 중국으로 몰려가기 시작하면서 여의시스템이 큰 위기를 겪었다. 여의시스템은 공장을 새로 짓거나 증축할 때 산업용 장비를 공급하는데 제조공장이 줄면서 수주가 뚝 끊긴 것이다.
그때 인사 담당 임원이 직원 25% 감축안을 들고 왔다. 성 대표는 고민 끝에 인력 구조조정 대신 인센티브형 성과공유제를 도입했다. 회사가 성과가 나면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대신 실적이 좋지 않으면 보너스 지급을 보류하기로 한 것이다. 성 대표는 “잠재적 거래처들이 모두 중국으로 이전하면서 적자가 계속됐지만 구조조정만은 절대 할 수 없어 인센티브형 성과공유제를 대신 도입했다”며 “결과적으로 직원들 사이에 경쟁적인 분위기가 형성돼 2008년 들어서 전년 대비 매출이 60% 이상 성장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실제 성과급까지 포함할 경우 성 대표와 비슷한 수준의 급여를 받은 직원들도 꽤 있다는 후문이다. 성 대표는 “대기업만큼 높은 연봉을 줄 수는 없지만 이익이 났을 때 성과급으로 보상해주면서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여주려 한다”면서 “결국 직원들이 열심히 뛰어야 회사의 수익도 늘어나는 만큼 성과를 공유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