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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②] 지현우, “연기로 거짓말 한 적 없어..배우는 자기 배역의 변호사”

세상에서 거짓말을 가장 잘 하는 두 종류의 직업군으론 ‘정치인’과 ‘소설가’를 꼽을 수 있다. 여기에 하나를 더 꼽으라면 ‘배우’를 들 수 있다.

그런 ‘정치인’과 ’소설가‘의 치밀한 두뇌싸움을 배우가 최종 완성한 영화 ’살인소설‘ 주인공 지현우를 만났다. 지현우는 결코 가볍지 않은 현재 한국사회의 부조리를 신랄하면서도 유쾌하게 고발하며 물오른 연기를 보여준다.




배우 지현우/사진=조은정 기자배우 지현우/사진=조은정 기자



최근 삼청동에서 만난 지현우는 “배우로서 쾌감이 남달랐던 영화이다” 며 “내가 생각하는 대로 모든 판을 꿰뚫고 가는 캐릭터를 만나기 힘든데, 그 이상으로 흥미로웠다.”고 출연 소감을 전했다.

극중 의문의 소설가를 연기한 지현우는, 작가의 소설 속 주인공들이 바로 눈 앞에 나타나서, 하는 대사들이 소설의 텍스트보다 뛰어났을 때 쾌감이 대단했다고 했다. 실제로 영화 속에선 곤란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드러나는 적나라한 인간의 모습들을 마치 시츄에이션 코미디를 보는 듯한 치밀하게 전개한다. 특히, 자신의 권력을 믿고 갑질 하는 위선적인 정치인과 평범하고 순박한 시골청년들 간의 인생싸움(?)은 유쾌한 풍자를 너머 카타르시스까지 선사한다.

“그간 드라마와 영화에선 좋은 쪽으로 복수를 하거나, 더 강도를 높여서 하고 싶지만 더 가지 못하는 연기를 해왔다. 반면 이 작품에서는 상대방이 거짓말을 할 때 ‘나도 이렇게까지 똑같이 해볼게’라는 마음으로 연기했다. 모든 계획의 완벽한 설계자라는 역할이 주는 재미가 상당했다.“


15년차 배우인 지현우와 극중 소설가 순태의 닮은 점은 뭘까. 소설가가 글로 거짓말을 한다면, 그는 연기로 거짓말을 한다는 점. 이에 대해 그는 “배우라는 직업이 매번 거짓말 하는 거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15년동안 거짓말 한 적은 거의 없다”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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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에게 있어 진짜 거짓말이라면 가짜 연기가 아닐까. 내가 그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으면서, 기쁜 척 혹은 우는 척 연기를 하는 것 말이다. 일례로 인물로서 슬프지 않은데 안약을 넣고 우는 연기를 보여주는 것 그게 사기이지 않나.

배우 지현우/사진=조은정 기자배우 지현우/사진=조은정 기자


개인적으로 그런 사기 연기를 싫어한다. 10년이 넘게 배우로 지내면서 다양한 배우 분들과 연기 호흡을 맞추다보니 여러 가지 경우를 경험한다. 간혹 연기를 테크닉적으로 하시는 분을 보면 화가 난다. 쉬는 시간에 막 웃고 떠들다 촬영 들어가면 감정도 없이 우는 분들이 있다. 개인적으로 그 분들이 이해가 안 된다. 그럴 때면 ‘내가 이상한 사람인가’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

스스로 이해가 되고 납득을 시킬 수 있어야 연기에 임할 수 있다는 지현우는 “배우는 자기 배역의 변호사”란 신념을 지니고 있었다. 그렇기에 “인물의 감정을 만드는 건 배우의 몫이다”고 전했다.

“배우라면 절대 이해 안 되는 지문도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배우는 자기 배역의 변호사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정당화시키고 이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간혹 주말 드라마를 하다보면, ‘시청률의 제왕’을 찍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인물들이 갑자기 죽고, 또 갑자기 울어야 한다. 맥락 없는 사건들이 터지면 정말 속상하다. 대본 탓이나 자극적인 것을 원하는 시청자들의 모니터링 탓으로만 볼 수 없다. 좀 더 드라마 환경이 받쳐주면 더욱 좋겠지만 배우가 자기 배역을 변호 할 수 있는 자세는 꼭 필요하다고 본다.”

한편 서스펜스로 시작해, 블랙코미디로 전개되고, 스릴러로 끝나는 쾌감의 영화 ‘살인소설’은 4월 25일 개봉한다

정다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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