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김정은, 국군 의장대 사열한다

북한 최고 지도자로는 처음

판문점 좁아 약식으로 진행

지난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북한군 의장대 사열 장면. /사진제공=국방부지난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북한군 의장대 사열 장면. /사진제공=국방부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오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군 의장대 사열을 한다. 예우 차원에서 실시하는 것으로 북한 최고지도자 중 처음이다.

국방부는 25일 “국방부는 한반도 평화 정착과 남북 간 신뢰 회복을 위한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도록 하기 위해 남북 정상에 대한 예우를 갖추는 의미로 3군(육해공군) 의장행사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약 100명의 의장대 군인이 동원된다.


국방부는 “이번 회담 시 의장대 사열은 역사적 유래, 국제적 관례 및 과거 사례 등을 바탕으로 상호 존중과 예우를 다하기 위해 군의 예식절차에 따라 실시하기로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의장대 사열은 서양 중세 때 통치자가 자국 방문자에게 힘을 과시하기 위한 의식행사에서 유래했다. 오늘날에는 각국에서 국빈에게 경의를 표하는 의식으로 치러지고 있다. 군악이 울리는 가운데 국가 지도자가 국빈과 나란히 집총 자세로 선 의장대 앞을 지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난 2000년과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도 각각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함께 북한군 의장대를 사열했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국군 의장대를 사열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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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는 “과거 냉전 시대 미소·미중 간 갈등이 극심했던 상황에서 리처드 닉슨 미 대통령의 소련과 중국 방문, 미하일 고르바초프 옛 소련 서기장의 방미 등 정상회담 때 각국이 상대국 정상에게 의장대 사열을 행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남측 지도자가 북한군 의장대를 사열한 데 이어 북측 지도자가 국군 의장대를 사열하는 것은 서로 총부리를 겨눈 6·25전쟁의 상처를 가진 남북관계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일각에서는 우리 군이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는 상황에서 북한 최고지도자에게 예를 표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남북 정상회담이라는 행사의 성격과 과거 남북 정상회담 전례를 고려해 상호 존중과 예우를 다하는 화답의 의미이며 충성과 복종의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의장대 사열은 판문점 공간이 협소한 탓에 규모를 줄인 ‘약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식 의장행사 규모는 의장대 기준으로 약 150명이지만 약식은 약 100명이다. 약식으로 할 경우 국기 게양, 예포 발사, 국가 연주 등도 생략될 수 있다. 군 관계자는 “의장행사의 정확한 규모와 방식 등은 현장 상황 등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홍우·박효정기자 hongw@sedaily.com

권홍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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