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억원이 걸린 ‘승격전쟁’의 마지막 페이지가 이번주 말 펼쳐진다.
풀럼과 더비카운티는 12일 오전3시45분(이하 한국시각), 애스턴 빌라와 미들스브러는 13일 오전1시15분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플레이오프 4강 1차전을 치른다. 2차전은 각각 15일, 16일에 계속된다. 여기서 생존한 두 팀이 영국 축구의 성지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릴 결승에서 맞붙고 최종 승자가 2018-2019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1부리그·EPL)행 막차 티켓을 손에 넣는다. 챔피언십 정규리그 1·2위에 오른 울버햄턴과 카디프시티는 다음 시즌 EPL 승격이 확정된 상황. 3위 풀럼과 6위 더비카운티, 4위 애스턴 빌라와 5위 미들스브러가 벼랑 승부를 벌인다.
챔피언십 플레이오프는 엄청난 부와 명예가 걸린 ‘머니게임’이다. 리버풀 매니지먼트 스쿨의 톰 캐넌 교수는 BBC를 통해 “EPL 승격은 TV 중계권료로만 1억파운드(약 1,466억원)의 수입을 구단에 가져다준다”고 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승격팀은 관중 수입과 지역 경제 활성화 등의 효과를 더해 거의 3,000억원에 가까운 돈 보따리를 거머쥐게 된다. 챔피언십 2위로 다음 시즌 EPL에 복귀하는 카디프 구단은 챔피언십에 머물 때보다 경기당 1만명 이상의 홈 관중 증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사람이 많이 몰리면 그만큼 지갑도 많이 열리게 마련이다.
이번 플레이오프의 스포트라이트는 영국 출신의 18세 측면 자원 라이언 세세뇽에게 쏠리고 있다. 16세95일의 챔피언십 최연소 득점 기록을 가진 그는 최근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 올해의 영플레이어 후보에 올랐는데 EPL 외 리그 소속 선수가 이 부문 후보에 오른 것은 역대 최초다.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바르셀로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토트넘 등 유수의 클럽들이 세세뇽 영입전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올 시즌 풀백과 윙어를 오가며 15골 6도움을 작성했다. 바르셀로나B(2군) 출신의 윙어 아다마 트라오레(22·미들스브러)도 눈여겨볼 영건이다. 올 시즌 성적은 5골 10도움. 첼시 등 다수 EPL 팀들이 트라오레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현지 언론은 이적료가 3,000만파운드(약 43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승격팀들은 새 얼굴 영입에 앞서 기존 선수 지키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EPL 하위 3팀은 다음 시즌 챔피언십으로 강등된다. 10일 첼시 원정에서 귀중한 1대1 무승부를 거둔 허더스필드 타운은 EPL 우승이라도 한 것처럼 기뻐했다. 선수들은 감독을 헹가래 치며 환호했다. 그럴 만했다. 강등을 걱정하던 허더스필드는 이날 얻은 승점 1점 덕에 남은 한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EPL 생존을 확정했다. 20팀 중 16위다. 22개의 슈팅(허더스필드는 3개)을 날리고도 상대 골키퍼의 선방쇼에 가로막힌 첼시는 EPL 1~4위에 주는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획득에 비상등이 켜졌다. 한 경기를 남기고 리버풀에 2점 뒤진 5위다.
허더스필드의 승점 획득에 기성용 소속팀 스완지시티는 챔피언십 강등에 가까워졌다. 한 경기를 남기고 승점 33으로 18위. 17위 사우샘프턴(36점)과 3점 차이인데 골득실에서 9골 뒤져 있어 뒤집기가 어려워 보인다. 오는 13일 최종전에서 스완지가 스토크시티에 대승을 거두고 같은 시각 사우샘프턴이 맨체스터 시티에 대패하는 기적 같은 시나리오를 바라야 한다. 강등이 확정될 경우 스완지에서 6시즌을 보낸 기성용은 이적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