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백브리핑] 모르몬교 '105년 동반자' 보이스카우트와 결별선언한 이유

조직명서 '보이' 삭제하고

트랜스젠더 간부 채용 등

모르몬교 수뇌부 강한 불만

모르몬교(예수 그리스도 후기성도 교회)가 105년간이나 지속해온 미국 보이스카우트와의 관계를 단절한다. 모르몬교가 가장 든든한 후원자 자리를 내려놓음에 따라 두 기관은 각각의 길을 가기로 했다.


9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모르몬교와 보이스카우트는 공동성명에서 “일치된 성장기의 리더십을 이행하고 전 세계적으로 대원들에게 봉사할 프로그램을 새롭게 개발할 필요성에 따라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오는 2019년 12월31일 이후 교회(모르몬교)는 스카우트의 공인 파트너 지위를 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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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몬교와 보이스카우트는 한 세기가 넘도록 어떤 조직보다 강한 유대관계를 이어왔다. 일부 지역에서는 모르몬교도가 되는 순간 자동으로 보이스카우트 대원이 되는 시스템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결정은 전 세계 모르몬교 어린이·청소년 수십만명의 스카우트 활동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내 보이스카우트 대원 230만명 중 약 20%가 모르몬교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르몬교가 보이스카우트와 절연한 배경으로는 크게 두 가지가 꼽힌다. 우선 보이스카우트가 조직명에서 ‘보이’를 삭제하고 여자 어린이에게 가장 큰 하부조직인 컵스카우트(7~11세를 위한 스카우트 프로그램) 지원을 허용한 것이다. 모르몬교는 남성 위주로 교단 지도층이 형성될 만큼 남성 신도의 입김이 강하다. 19세기 말 교인들 사이에서 일부다처제가 성행할 정도로 남성 신도의 권위가 높은데 100년 전통을 깨고 조직명에서 보이를 삭제한 데 대한 불만이 높았다. 여기에 최근 보이스카우트의 트랜스젠더(성전환) 간부 채용 허용과 커밍아웃한 동성애자에 대한 문호 개방으로 모르몬교 수뇌부가 강한 불만을 가져 스카우트와의 절연을 통해 항의의 뜻을 표시한 것이라는 후문이다. 모르몬교는 공식적으로 트랜스젠더와 동성애자 대원 수용에 반대의사를 나타내지 않았다. 그러나 모르몬교는 스카우트와의 단절에 대비한 듯 최근에 8~13세 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기 시작했다. 모르몬교 공보담당자는 “광범위하게 어린이·청소년 프로그램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이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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