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고용 최악인데 경제성과 자화자찬 할 땐가

정부 경제팀이 10일 문재인 정부 1년을 맞아 경제성과에 대한 자체 평가를 내놓았다. 정부는 3년 만에 3%대 성장을 복원하고 사람중심 경제로 패러다임 전환의 기반을 구축한 것을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거시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바탕으로 소득주도 성장과 일자리 중심의 경제를 뒷받침했다는 것이다. 저성장이 고착될 조짐을 보일 정도로 어려운 여건에서 나름 선방했다는 자평인 셈이다. 하지만 엄중한 경제현실을 냉정하게 인식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무엇보다 사상 최악의 고용지표는 일자리 정부임을 무색하게 한다. 굳이 실업 관련 지표를 들이댈 필요도 없다.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들의 한숨과 최저임금 인상의 폭탄을 맞은 자영업자의 시름은 우리 주변에 너무나 익숙한 풍경이 됐다. 일자리 추경을 포함해 엄청난 세금을 투입하고도 역대급 실업대란이라면 일자리 정책에 뭔가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인데 상용직 취업자 증가를 근거로 양질의 일자리 증가세가 확대되고 있다는 자평은 어이없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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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을 ‘삶의 질 향상’으로 포장하는 것도 어색하다. 대선 공약대로 정책을 선택한 결과일 뿐 경제팀이 노력한 결과는 아니다. 소득주도 성장의 부정적 파급효과를 최소화하는 데 정책적 역량을 모아야 함에도 혈세 투입 외에 어떤 정책을 폈는지 모르겠다. 3%대 성장 복원도 정책 성과로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2015년 이후 우리 경제 성장률은 줄곧 세계 평균치를 밑돌았다. 지난해 그 격차는 되레 더 벌어졌다.

경제가 심리라지만 정부의 안이한 인식이 잘못된 진단과 처방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경제팀은 1년 전 우리 경제가 ‘구조적·복합적 위기’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새 정부 출범 전에는 위기국면임을 강조하고 이후에는 성과 포장에 급급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중요한 것은 1년 만에 그런 위기상황에서 과연 벗어났는지 여부다. 경제팀은 이에 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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