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보수’를 표방해온 유승민(사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드루킹 특검과 남북 정상회담 성과를 맹비난하며 ‘우클릭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무엇보다 유 대표의 강경 발언이 여야 간 협상의 싹을 잘라버리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둔 노선투쟁 성격이 강하지만 일부 강성 보수 인사들과 비슷한 노선을 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유 공동대표는 18일에도 외교·안보 관련 내용을 언급하며 여권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의 한미동맹 축소 발언에 대해 “제가 걱정하는 건 대통령 특보가 아니라 대통령의 생각이다.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한미동맹을 없애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시느냐”며 문 대통령을 겨냥했다. 지난 14일에는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조치에 대해 “오직 사진과 홍보만 있다는 뜻”이라며 “완전한 비핵화로 가는 과정에서 국민이라도 이성과 상식을 되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유 공동대표가 안보 관련 발언에 집중하는 것은 자신의 지지세력인 보수층을 의식한 행보로 보인다. 다만 대부분이 높은 발언 수위로 여론과 동떨어졌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당내에서는 이를 두고 ‘홍 대표와 궤가 같아서 되겠느냐’는 불만을 제기하기도 한다.
유 공동대표는 여야 간 드루킹 특검 협상이 결렬된 직후 “수사 대상에 문재인 대통령도 포함해야 한다”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즉시 ‘대선불복’ 프레임을 내세우며 “협상의 여지가 사라졌다”고 반격했다.
당장 당 안팎에서는 유 공동대표가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개혁 보수’를 멀리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한다. 한자릿수인 당 지지율은 반등할 여지가 보이지 않고 선거국면에서 주목을 받지 못하자 강경노선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당내에서는 이를 두고 “대표가 외연 확장을 신경 쓰지 않고 있다”는 쓴소리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유 공동대표 측은 이에 대해 “당내 일부가 반발할 수 있지만 당 전체의 분위기로 평가하는 건 맞지 않다”면서 “유 공동대표의 취지와 다르게 해석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