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에게 ‘상품권 재테크’로 20% 수익을 보장한다고 속여 239억 원대 사기행각을 벌인 30대 주부가 긴급체포돼 구속됐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23일 친척·친구 등 지인 12명에게 ‘유명여행사 상품권’ 100만원 권을 78만원에 구매해 재판매하면 20% 수익을 거둬 92만원을 돌려준다고 속여 239억 원을 편취한 주부 손모(35)씨를 사기 혐의로 긴급체포해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손씨는 국내 유명 여행사에 친구가 있다고 피해자들을 속여 안심시킨 후 2013년 2월부터 2018년 4월까지 사기행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여행사 상품사 100만원권을 손씨 지인을 통해 78만원에 구매해 ‘티켓나라’라는 거래업체에 팔면 14만원 차액이 생긴다고 말해 사기를 벌였다”고 설명했다. 티켓나라는 손씨가 지어낸 허위 업체다. 손씨는 피해자들에게 받은 돈 중 14억원은 카드대금 결제·생활비 명목으로, 나머지 225억원은 피해자들에게 배당금 ‘돌려막기’를 하는데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씨의 범행은 지난 16일 피해자 5명의 거듭된 추궁 끝에 들통 났다. 손씨는 올해 4월부터 피해자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하지 못하면서 의심을 사기 시작했다. 피해자 A씨는 “4월 이후 상품권을 더 사지 않는다고 말하니 배당금을 안주기 시작했다”며 “의심을 하자 통장 잔고 사진을 보여주고 여행사 친구와 나눈 카톡 메시지를 보여줘 안심시켰다”고 말했다. 그러나 손씨가 피해자에게 제시한 통장잔고 사진과 카톡 메시지는 모두 포토샵을 통해 조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손씨가 말한 여행사 친구 등 진위를 따져보니 모두 거짓이었다”며 “결국 손씨의 통장잔고를 직접 확인했고 본인에게 그간 거짓말을 했다는 얘기를 듣게 됐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추가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손씨의 금융계좌 내역을 분석할 계획”이라며 “단독범행임에도 금액이 큰 점을 고려해 투기성 사업이나 도박 등에 사용됐는지도 수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