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은 5일 기내식 제공이 없는 ‘노밀’(No Meal) 운항이 없을 것으로 예고했지만, ‘간편식’을 제공하는 방법으로 ‘꼼수’를 사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에 따르면 이날 내부적으로 ‘노밀 제로’(No Meal Zero·기내식 미탑재 운항 없음) 방침이 전해졌다. 직원들에게 공지된 방침은 “5일 전편(장·중·단거리) 기내식 탑재 예정”이라는 것과, 이에 따라 승객들에게 문자메시지(UMS)나 카운터에서 기내식 미제공 사전 안내가 없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아시아나 직원 2,000여명이 모인 익명 채팅방에서는 ‘간편식’인 브리토를 끼워 제공하면서 정상적으로 기내식을 내어주는 것처럼 ‘꼼수’를 부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 직원은 “회사는 간편식이라도 줬으니 ‘노밀’은 아니라고 나오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다른 직원은 “승객 입장에서는 제대로 된 식사를 받지 못하는 셈인데 임시방편을 사용해 마치 사태가 정상화 된 것처럼 포장하려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 관계자는 “오늘 운항하는 항공편 79편 전체에 기내식이 제공될 예정이며 이 가운데 일부 단거리 노선에 한해 브리토 등 간편식이 제공되는 것은 맞다”고 하면서도 “생수와 요거트, 과일, 푸딩, 빵 등이 함께 들어 있는 ‘콤보박스’로 제공하기 때문에 기내식으로 볼 수 있다”며 기존 간편식과는 다름을 설명했다.
‘노밀’에 대한 보상으로 지급하는 바우처(TCV)를 두고도 뒷말이 나오고 있다. 아시아나는 노선과 좌석 등급에 따라 ‘노밀’ 승객에게 30∼50달러 상당의 TCV를 제공하고 있는데, TCV를 사용할 수 있는 곳이 사실상 기내 면세품 쇼핑밖에 없어 결국 아시아나가 면세품 판매 수익을 올리는 데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TCV 제공에 따른 손해도 기내식 공급업체에 구상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한 직원은 “현금성으로 지급하지만, 결국 면세품 판매에 따른 이익은 회사가 보게 된다”며 “쉽게 말해 내부거래인 셈이고, 면세품 원가를 고려하면 회사가 보상하는 액수가 실제보다 줄어들어 손해가 적어질 것”이라고 했다.
유효기간이 1년에 불과한 TCV를 기내에서 바로 사용하려는 승객이 몰리면서 착륙 직전까지도 승무원들이 면세품 판매를 하느라 안전 문제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채팅방에 참여한 한 직원은 “착륙 전 1만 피트 전에는 승무원도 무조건 착석해 안전벨트를 매야 하는데, 손님들이 너도나도 기내면세품 구매에 나서 이를 처리하느라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출발 시각에 맞추려 기내식을 승객이 탑승하는 와중에 객실 비상구를 열어 트레이를 밀어 넣는 위험한 작업까지 벌어졌다는 제보도 나왔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는 “이·착륙을 위한 안전활동 이후 면세품 판매는 없던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기내식 탑재를 위해 승객 탑승 시 항공기 다른 도어를 오픈한 사례가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안전 규정에 위반되는 행위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권혁준인턴기자 hj7790@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