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한국금융지주 '카뱅 DNA' 계열사에 심는다

카카오뱅크서 아이디어 얻어

한투증권, MTS·앱 개편 나서

한투저축은행, 대출 연계 추진




카카오뱅크의 대주주인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자회사들과 카카오뱅크 간 시너지 본격화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카카오뱅크의 차별화된 DNA를 한국투자증권 등 계열사에 심고 협력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금융지주(071050)는 물론 적자상태인 카카오뱅크의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오는 8월까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개편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인증절차 등을 단순화하고 해외주식 거래 등의 기능을 더해 한층 더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직관적인 사용자 환경을 한국투자증권에도 도입하려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지금의 애플리케이션은 다소 무겁고 복잡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최대한 단순하고 사용하기 편하게 바꾸려 한다”며 “카카오뱅크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주회사인 한국금융지주가 카카오뱅크의 지분 50%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아직까지는 한국금융지주 계열사들과 카카오뱅크가 눈에 띌 만한 협업이 없었는데 올해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방안이 마련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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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앱 개선도 그 일환이다. 첫 단계로 MTS를 개편하고 나면 카카오뱅크와의 연계 작업도 연내 마무리할 예정이다.

한국금융지주 계열사와 카카오뱅크 간 협업으로 고객을 유치하고 수익성을 올리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한국투자저축은행이 대출 연계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첫 단추다. 카카오뱅크에서 대출 승인이 거절된 고객을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한 저축은행과 카드사·보험사에 소개해 대출을 알선하는 구조다. 현재 한투저축은행을 포함한 저축은행 2~3곳, 카드사 2곳, 보험사 2곳 정도가 카카오뱅크와 함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금융지주 관계자는 “시중 은행들과도 협의했으나 긍정적인 답변을 얻지 못했다”며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와 협력한다는 점에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새로운 시스템이 구현되면 기존 고객들의 경우 카카오뱅크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더라도 다른 금융기관을 찾아다닐 수고를 덜게 된다. 카카오뱅크와 연계해서 대출을 해주는 금융사 입장에서는 손쉽게 고객을 확보할 수 있고 비용 절감도 가능하다. 시중 저축은행은 에이전시 등과 계약을 맺고 대출 고객을 알선해줄 경우 5% 안팎의 수수료를 제공하고 있다. 에이전시 역할을 사실상 카카오뱅크가 대신하게 되는데 카카오뱅크가 내세운 수수료율은 2% 미만이다. 저축은행 등의 대출업체는 지금보다 3%포인트 이상 수수료를 아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아울러 카카오뱅크 역시 전에 없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1석2조’ 시스템이다. 한국금융지주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와 한국금융지주의 협업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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