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부진에 빠졌던 네이버(NAVER(035420))와 카카오(035720)의 주가가 하반기 들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증시 ‘큰손’인 외국인과 기관투자가의 투자심리가 조금씩 회복되면서 주가가 소폭이지만 오름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정보기술(IT) 산업의 외연을 넓히고 있는 두 종목 모두 올 하반기 핀테크 확대에 역점을 두고 있어 성공 여부에 따라 주가의 향방이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네이버의 주가 상승률은 -12.29%를 기록했다. 모바일 광고 시장의 정체라는 산업적인 원인에 더해 댓글 조작이라는 정치적인 이슈에 휘말리며 지난달 한때 외국인이 10거래일 연속 주식을 팔아치우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달 말부터 외국인의 매수세가 점차 회복되기 시작했고 지난 6월28일~7월5일 6거래일 연속 총 1,399억원을 사들였다. 기관은 9거래일(6월18~28일) 연속 총 1,310억원을 사들이기도 했다. 덕분에 주가는 이달 들어 소폭이지만 1.19%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카카오 역시 실적 악화로 올해 상반기 -16.42%의 주가 ‘역성장’을 기록했지만 7월 들어서는 4.93% 상승하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올해 들어 순매도 일색이던 외국인 투자가는 지난달 총 468억원어치의 카카오 주식을 누적 순매수하며 다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같은 기간 기관도 273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올해 2·4분기 실적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의 2·4분기 영업이익은 2,72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45% 감소하고 카카오 역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29.82% 떨어진 31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양사의 공통 원인은 비용 증가다. 김성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의 경우 네이버페이 관련 수수료 증가 등 신규사업의 비용 증가로 단기 수익성 약화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정호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터넷 산업이 전반적으로 비용 증가의 시기며 카카오도 마찬가지”라고 분석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핀테크 서비스에서 실제 수익을 낼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막강한 ‘검색 경쟁력’에 쇼핑과 결제를 접목한 네이버, 과감하게 인터넷 전문은행에 뛰어든 카카오가 그간 투자의 결실을 맺어야 하는 것이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인건비 등 비용은 계속 증가하겠으나 모바일 메신저인 라인 기반 라인페이의 생태계 확장은 다양한 수익모델을 창출하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카카오는 하반기 카카오게임의 상장, 카카오M(옛 로엔)과의 합병 외에 인터넷은행의 은산분리 완화 논의가 잘 풀리면 카카오뱅크의 이자수익 확대는 물론 금융산업 다양화에도 기대를 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