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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②] '미스 함무라비' 류덕환 "'신의 퀴즈5' 대본 재밌으면 한다"

사진=조은정 기자사진=조은정 기자



지난해 12월 제대한 류덕환은 복귀작으로 ‘미스 함무라비’를 택했다. ‘이엘리야와의 로맨스’ 때문에 선택한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들렸지만, 정작 드라마가 시작되자 우스갯소리는 웃음소리가 됐다. 웃기고 진지하고 로맨스까지 ‘다 되는 배우’로 완벽하게 돌아왔다.

2년의 공백이 부담스러울 수 있음에도 “무딘 건지 전역 후 첫 작품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고 말문을 연 류덕환은 “배우가 일을 열심히 할 때도 있고 많이 못 나올 때도 있지 않나. 군대 안에서 2년은 누구보다 최고의 톱스타로 있었기 때문에 행복했다”고 유쾌하게 말했다.


1992년 MBC ‘TV유치원 뽀뽀뽀’에서 아역으로 데뷔한 류덕환은 브라운관과 스크린은 물론, 연극 무대까지 종횡무진 활약해왔다. 2006년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 2010년 시작해 어느덧 시즌4까지 마무리된 OCN ‘신의 퀴즈’ 시리즈, 연극 ‘에쿠우스’ 등 다양한 장르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오랜만의 복귀작을 어떻게 봤냐는 물음에 그는 “원래 모니터링을 안 하는 성향”이라고 의외의 답을 내놨다. “댓글도 안 보고 기사를 본 적도 없다”는 그는 “반응을 듣고 고치기 전에 더 완벽하게 준비하자는 마음으로 연기한다. 자신에 대해 만족하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남들이 아무리 잘했다고 해도 생각이 많아질 것 같아서 일부러 반응을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잘했다는 사람도 있고, 연기는 그냥 그랬는데 작품은 재미있었다는 사람도 있다. 내가 원하는 작품만 선택하며 왔는데 왜 항상 반응이 다를까 싶었다. 이 생각은 ‘한번이라도 관객이 원하는 것에 대해 고민한적 있나’로까지 번졌다”

“그렇다고 관객에 초점을 맞추고 작품을 선택하고 연기하는 게 다 맞는 건가 싶기도 하다. 아직 결론을 내린 건 아니지만, 전역하고 생각한 답이 있다. 관객들이 류덕환이라는 배우에 믿음을 가져준다면 더 진솔하게 나를 드러내도 되겠다는 것이다. 너무 잘 감추고, 숨기며 살았으니 조금 더 꺼내도 되겠다고 생각한다.”

/사진=조은정기자/사진=조은정기자


‘연기를 잘했다’는 말은 감사하지만 좋아하지는 않는다. 연기는 기술이니 ‘류덕환이 연기를 잘했다’보다는 ‘정보왕이 그 대사를 하는데 멋있더라’라는 칭찬이 자신을 본질적으로 봐주는 것 같다고 그는 설명했다. 배역에 완벽히 녹아들어 그 인물로 보이는 것, 그걸 원했다.


“‘신의 퀴즈’ 시즌1을 마치고 대학로에서 연극을 하던 중이었다. 공연장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지나가던 고등학생들과 눈이 마주쳤다. ‘신의 퀴즈’ 얘기를 하면서 ‘류덕환 어쩌고저쩌고’하더라. 그때 제일 행복했다. 류덕환이 앞에 있는데도 역할과 드라마 얘기만 했다. 연예인으로서는 굴욕이지만 내가 가장 원하는 모습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연기로 칭찬받는 게 아니라 캐릭터로서 다른 점을 보여주는 것, 그것보다 즐거운 작업은 없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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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덕환에게는 자극제가 되는 친구에 대한 이야기도 슬쩍 꺼냈다. 최근 영화 ‘변산’에 출연한 박정민이다. 류덕환은 “정말 타고난 놈”이라며 “제가 본 배우들 중에 가장 변태적이고 가장 집요하고 가장 못됐다. 그래서 너무 좋다. 캐릭터의 이상한 감정 하나까지 들어가서 무조건 찾아낸다. 아주 못되게 캐릭터를 괴롭히는데 그걸 스트레스가 아닌 즐거운 작업으로 생각하더라. 아주 멋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얼굴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저와 비슷한 부분도 있겠지만 분명히 다른 연기를 보여주고 다른 선택을 하는 친구”라며 “둘 다 연출을 공부하고 있다. 앞으로 작업을 같이 하고 싶다. 같은 작품에 출연하는 것도 좋겠지만 서로의 작품에 출연하는 것도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배우 류덕환이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배우 류덕환이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류덕환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 ‘신의 퀴즈’다. 지난 2014년 시즌4가 끝난 후 류덕환의 입대와 함께 잠시 새 시즌이 보류됐다, 전역하면서 가장 많이 언급된 이야기도 ‘신의 퀴즈5’는 언제 나오냐는 것이었다. 배우로서 꾸준히 임할 수 있는 작품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지만, 한편으로는 이미지가 고착되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든다.

“‘신의 퀴즈’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생각해주시는 건 감사하다. 물론 위험한 것일 수도 있다. 전에는 4년 가까이 어떤 역할을 해도 ‘천하장사 마돈나’ 이미지가 바뀌지 않았다. 그때는 정말 싫었는데, ‘신의 퀴즈’에서 진우라는 캐릭터를 만나고부터 한진우로 불렸다. 감사하면서도 자칫 잘못하면 다른 작품에 피해를 줄 수 있는 문제다. 하지만 그 작품이 저랑 잘 맞았던 거고, 캐릭터적인 부분이나 목소리 톤 등이 잘 맞은 거였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다음 시즌에 대해 언급도 했다. “감사하게도 군대 전역하기 6개월 전부터 재범이 형(작가)이 출연을 권유해주신 것도 사실”이라며 “아직 대본을 받아보진 않았고 ‘잘 준비하고 있을게’하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상태다. 대본이 재밌으면 하겠다고 했는데, 제가 결국 안 하면 대본이 재미없다는 거다. 만약 그렇게 되면 ‘박재범 분발해야하지 않나’하고 꼭 써 달라(웃음)”고 농담을 던졌다.

어느덧 다작 배우로 불리는 류덕환에게도 여전히 도전하고 싶은 작품과 역할은 많다. 그는 “팬미팅 때 ‘신의 퀴즈’나 연극 ‘에쿠우스’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사이코패스도 원하시더라”며 “영화 ‘우리동네’에서 사이코패스를 연기한 후로 작품이 정말 많이 들어왔는데 제가 안 했다. 새로운 걸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때보다 잘할 자신이 없어서였다. 내 모든 걸 쏟아 부어서 한 작품이었기 때문”이라고 말을 이었다.

“지금은 세월이 조금 지났으니 사이코패스 연기를 다시 하면 새로운 게 나올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로맨틱 코미디도 언제든 환영이다. 잘 어울리는 분보다는 진짜 안 어울릴 것 같아서 도전해보고 싶은 분과 하면 더 좋지 않을까 싶다.”

양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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