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000660)가 글로벌 증권사 ‘모건스탠리’의 투자의견 하향 조정 여파에 급락했다. 반도체 업종의 호황이 내년부터 꺾일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국내 증권가에서 “기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반론이 만만치 않아 향후 주가 흐름이 주목된다.
6일 SK하이닉스는 장중 한때 전일보다 4.8%까지 하락한 끝에 4.68% 떨어진 7만9,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투자가들이 1,453억원 규모로 순매도하면서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SK하이닉스 주가가 8만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3월5일(7만8,300원·종가 기준) 이후 5개월 만이다.
이날 SK하이닉스의 주가 급락은 글로벌 증권사인 모건스탠리가 투자 의견을 하향 조정했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는 5일(현지시간) 발간한 분석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 축소’로 조정하고 목표주가도 주당 7만1,000원으로 낮췄다. 션 킴 모건스탠리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올해 성공적인 한 해가 기대되지만 내년부터 D램 시장의 호황이 꺼지면 경쟁이 치열한 낸드(NAND) 사업에 기대야 한다”며 “주요 반도체 종목 중 가장 선호하지 않는 종목이 SK하이닉스”라고 지목했다. 4·4분기부터는 데이터센터용 서버 D램의 수급 불균형이 완화되고 낸드는 공급이 증가하면서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7월 ‘비중 확대’ 의견을 내놓은 후 1년 만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를 팔라고 주문했다. 다만 지난해 11월 삼성전자(005930)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으로 낮추면서 당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급락을 야기했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반론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이미 시장에서 제기된 전망을 반복한 데 불과하며 D램 시장의 경쟁 격화에 대한 우려는 기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SK하이닉스·삼성전자 등 D램 선두 업체들은 내년 설비 투자가 올해보다 줄어들고 생산성 향상을 통해 기술 격차를 벌리는 전략을 이어갈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연구원은 “내년 삼성전자의 공급 증가에 따른 반도체 판가 하락 우려로 SK하이닉스의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수익성 위주의 전략을 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장의 우려가 과도하다”고 덧붙였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은 올해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62% 성장한 22조2,326억원, 내년에는 21조9,35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