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국내 금리 인상 압력이 커지면서 기업은행이 10년 고정금리로 출시한 ‘IBK장기고정주택담보대출’이 한 달 만에 2,000억원이 몰리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른 위험을 피하기 위해 10년 고정금리로 몰린 것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지난 8월 말 연 금리 2.87~3.76% 수준의 10년 고정 주담대 상품을 처음 출시했다. 10년 동안 고정금리를 적용하는 것이어서 금리 인상 여부에 상관없이 차주의 이자 부담이 변동되지 않는 게 강점이다. 더구나 금리 인상기에 고정금리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많지만 시중은행이 10년 이상의 장기 고정금리 상품을 외면하면서 기업은행의 고정금리 주담대로 급격히 쏠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연 최저금리가 3.1% 안팎인 변동금리형 주담대와 비슷해 인기를 끌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주담대 평균 상환기간이 8년 안팎이어서 충분히 처음에 빌린 금리 그대로 갚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업은행은 5,000억원 한도로 특별판매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기업은행의 장기 고정금리 주담대가 금리 인상기에 차주의 부담을 덜어주는 상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 금융 당국은 선진국처럼 장기 고정금리 주담대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은행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장기 고정금리 주담대를 취급할 때 은행이 주택금융공사에 내는 출연금 일부를 감면해주는 방식이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미국·프랑스·독일 등 선진국은 고정금리 비중이 90%를 상회하는데다 우리나라처럼 혼합금리도 거의 없다”면서 “차주의 상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장기 고정금리를 늘리기 위한 정책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