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대흥동에서 커피전문점 ‘커피동행’을 운영하는 홍흥식 대표는 2007년 문을 연 100평 규모의 대형커피숍을 4년 만에 닫았던 쓰라린 기억이 있다. 주변 상권과의 업종 적합성, 입지, 경쟁 매장 현황 등을 제대로 따져보지 않은 채 장밋빛 전망만 갖고 뛰어든 결과 맞닥뜨린 참패였다. 현재는 월 평균 800만원 매출의 성공한 청년 사장이 됐지만 당시를 떠올리면 아찔하기만 하다. 홍 대표는 “첫 창업에 실패한 가장 큰 이유가 상권분석 과정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판단해 재도전할 때는 이 부분에 가장 많은 시간을 들였다”면서 “예비 창업자들이 나와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상권정보시스템을 통해 창업예정지별 위험도를 미리 꼼꼼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민경제의 근간인 국내 자영업자 수는 570만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다. 특히 창업 3년 이내 폐업하는 소상공인 비율은 53.2%로, 예비창업자에게 창업은 여전히 두려운 도전이다. 하지만 창업 전 상권정보만 꼼꼼하게 분석한다면 창업 실패에 대한 부담감과 불안을 확 줄일 수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2006년부터 운영 중인 상권정보시스템은 예비창업자들에게 꼭 필요한 맞춤형 분석 정보를 제공하며 든든한 디딤돌 역할을 하고 있다. 상권정보시스템은 준비된 창업과 소상공인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종합적인 상권정보를 무료로 제공한다. 상권분석에서부터 경쟁분석, 입지분석, 수익분석, 점포 이력 등 창업 성공에 꼭 필요한 정보를 모두 담고 있다.
먼저 상권분석은 특정지역·영역·업종 입력정보를 바탕으로 매출과 유동인구, 임대시세 등 총 53종의 정보를 제공한다. 업종현황과 추이, 창·폐업률, 매출 추이와 특성, 유동인구와 거주인구, 직업·직종과 주거형태, 인구변화, 주요 집객 시설 및 학교와 교통, 주요기업, 브랜드지수 등 전국 전 업종의 상세 현황정보를 얻을 수 있다. 조성민 카페허밍 대표는 “유동인구를 눈으로 세거나 매출정보와 임대시세 등을 직접 찾아다니며 물어보고 다녔는데 상권정보시스템을 활용하니 쉽게 정보를 찾을 수 있어 비용을 절감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경쟁분석은 경쟁권 내 경쟁업소의 분석 시점 직전 2년간의 거래 건수 증감률 추이를 기반으로 경쟁수준을 평가할 수 있는 정보를 경고등의 형태로 보여준다. 입지분석은 특정 입지에 대한 45개 표본업종별 입지가치의 평균을 종합해 평가한 입지등급 정보를 보여준다. 수익분석은 특정 위치와 업종의 추정매출액, 투자비 회수를 위한 목표매출 및 고객 수, 유사한 입지와 업종의 매출현황 정보에 대한 파악이 가능하다.
김흥빈 소진공 이사장은 “창업 성공의 70%는 점포 입지가 좌우한다는 말처럼 다각적으로 분석한 상권정보는 예비창업자들에게 필수품”이라며 “앞으로는 빅데이터 수집·분석, 인공지능 등을 활용해 창업 의사결정에 필요한 상권 관련 현황·분석정보를 제공하는 등 보다 업그레이드된 서비스로 소상공인들의 창업 성공을 지원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