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회 세일즈맨 문제(Travelling Salesman Problem)라는 산업 수학을 풀어 원자력발전소의 제어봉 최적 이동 경로를 찾아내 40%가량 단축했다고 국가수리과학연구소가 10일 밝혔다.
순회 세일즈맨 문제는 한 도시와 여러 도시 간 거리를 줬을 때 각 도시를 한 번만 통과하면서 모두 돌아 출발지로 되돌아오는 길을 구하는 문제다. 수리연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고리원자력본부가 순회 세일즈맨 문제를 응용해 최적의 이동 경로 알고리즘을 개발한 것이다.
원전은 계획된 예방정비 기간에 이전 주기에서 사용한 연료와 삽입체(제어봉)를 사용후핵연료 저장조(SFP)로 옮긴다. 점검 후에는 삽입체를 다음 주기 원자로 배치 모형에 맞게 재배치한다. 이 과정에서 재배치 이동 경로를 줄이면 공정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실제 연구진이 개발한 알고리즘을 지난 5월 고리 2호기에 적용한 결과 삽입체 교환 이동 경로가 40%가량 단축됐다. 이성과는 지난달 슬로베니아 포르토로즈에서 열린 유럽 원자력학회에서 발표했다. 한수원 측은 해당 알고리즘을 국내 다른 원전으로 확대해 적용할 방침이다.
허준 수리연 산업수학혁신센터장은 “센터 설립 이후 산업체와 한 첫 번째 산업 수학 공동 논문 발표 사례”라며 “현재 진행 중인 여러 산업문제 해결 부분에서도 계속 성과를 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수리연은 산업체·공공기관의 문제를 수학으로 해결하기 위해 경기도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에 산업수학혁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