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아마존’을 거머쥐려는 유통업계의 경쟁이 갈수록 달아오르고 있다. 롯데는 계열사별로 흩어진 온라인사업부를 통합한 후 첫 결과물로 롯데백화점 온라인몰을 대대적으로 리뉴얼했고, 신세계(004170)는 1조원의 대규모 투자 유치를 마무리하며 시장 선점을 위해 팔을 걷어 부쳤다.
롯데백화점은 31일 자체 온라인몰 ‘엘롯데’의 오픈 6년을 맞아 1일부터 큐레이션 서비스 등 다양한 기능을 추가해 새롭게 오픈한다고 밝혔다. 지난 8월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의 온라인 통합을 위해 롯데쇼핑(023530) e커머스사업본부가 출범한 후 처음으로 나타난 변화다.
단순히 최저가 상품의 공급에 그치지 않고 고객의 시선에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자는 게 엘롯데 개편의 취지다. 이를 위해 유통 트렌드를 분석해 상품과 브랜드를 제안하는 ‘스타일큐레이션(SC)팀’을 신설했다. 이에 따라 다양한 트렌드를 제시하는 ‘스타일’과 유명 브랜드들의 전용관을 모아 놓은 매장을 신설하며 ‘스타일룩’, ‘라이프매거진’ 등을 만들어 최신 트렌드 정보도 제공할 계획이다. 스웨덴의 사이즈 피팅 솔루션 업체인 ‘버츄사이즈’의 서비스를 도입, 고객에게 가장 잘 맞는 사이즈를 자동 추천해 주는 서비스도 선보인다. 과거 온라인몰에서 구매한 옷을 가상의 옷장에 넣어두거나 즐겨 입는 브랜드의 비슷한 제품의 치수를 선택하는 등의 방식으로 구매하려는 제품과 사이즈, 피팅감을 정확히 비교할 수 있다.
신세계도 어퍼니티·BRV 등 해외 사모펀드로부터 투자 유치를 완료함에 따라 온라인사업을 담당할 통합법인의 설립 등을 통한 e커머스 채널 육성에 피치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은 이날 정용진 부회장과 이철주 어퍼니티 부회장, 윤관 BRV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온라인 신설법인 신주 인수 계약 체결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에 따라 신세계그룹은 신세계와 이마트로부터 연말까지 온라인 사업을 각각 물적분할 후 내년 1·4분기 중 합병해 새 온라인 법인을 만들며, 다음달 주주총회를 열어 이를 최종 확정한다.
신세계그룹은 앞으로 만들어질 통합법인을 통합 투자 단행, 의사결정 단일화 등 시너지 확대로 국내 대표 e커머스 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물류·배송 인프라를 늘리는데 투자를 집중, 보정과 김포에 운영중인 대규모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NE.O)를 확대하고 점포 내 운영 중인 P.P센터 역시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당초 경기도 하남에 건립을 추진하다 무산된 온라인센터의 새로운 후보지도 계속해서 모색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서울 인근 경기도 동부지역 지자체들이 후보지로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현대백화점(069960)도 지난 8월 아마존의 클라우드 시스템 자회사인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미래형 유통매장 구현을 위한 전략적 협력 협약(SCA)’를 체결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아마존의 기술을 적용한 미래형 유통매장 구현을 위해 공동 연구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