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남부 카라치에 위치한 중국 영사관에서 총격과 함께 자살폭탄 공격이 시도돼 현지 경찰관 2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현지 언론과 외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괴한 세 명이 총을 쏘며 중국 영사관 진입을 시도했고 경비병들이 막아서며 응사했다. 파키스탄 경찰은 AFP통신에 “경찰관 2명이 사망했고 다른 한 명은 중상을 입었다”고 밝혔지만, 스페인 뉴스통신 EFE는 사망한 경찰 수가 3명이라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자살폭탄범 3명이 차를 타고 영사관 공격을 시도했지만 영사관 진입 직전에 사살됐다고 보도했다. 현지 TV 등은 영사관 인근에서 총격 등으로 연기가 피어오른 장면 등을 송출하고 있다. 샤 메흐무드 쿠레시 파키스탄 외무장관은 “영사관의 중국 직원 21명은 모두 무사하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에 대해 파키스탄 반군조직인 BLA가 배후를 자처했다. 이들은 로이터통신 등에 “오늘 공격은 우리가 한 일이며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라며 “중국이 우리의 재원을 착취하고 있다”는 주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함께 파키스탄의 가장 가까운 우방으로 꼽힌다. 파키스탄은 현재 중국과 460억달러(약 52조원) 규모의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 사업을 비롯해 620억달러(약 7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인프라 구축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는 중국이 해외 각국과 야심 차게 진행하는 일대일로 사업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하지만 파키스탄은 사업을 진행하면서 상환능력을 넘어서는 자금을 끌어오다가 최근 극심한 경제위기를 맞이한 상태다. 이에 파키스탄은 지난 8월 새 정부 출범 후 철도사업 규모를 20억달러 줄이는 등 일대일로 사업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하지만 파키스탄 일각에선 중국이 파키스탄 경제난의 원인을 초래했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 등 중국 매체들도 관련 소식을 상세히 보도했다. 환구시보는 중국영사관 부근에서 총격전이 벌어졌다며 현지 매체를 인용해 이번 사건은 테러로 의심이 된다고 전했다. 홍콩 봉황망도 사건 현장을 담은 동영상까지 첨부해 자세하게 보도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영사관이라는 표현을 쓰지는 않았지만, 외국공관이 모여 있는 지역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며 파키스탄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 주변을 통제했다고 알렸다. 홍콩 봉황TV의 경우, 특집보도를 편성하고 사건 현장을 생중계했다. 봉황TV는 “이번 사건으로 현장에서 파키스탄 경찰 2명이 숨졌다”면서 “괴한들이 테러로 의심되는 무장공격을 했다”고 보도했다. /노진표 인턴기자 jproh9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