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상장사들의 ‘어닝 쇼크’가 이어진 3·4분기 실적 발표 기간에 롯데쇼핑(023530)은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호실적으로 주목받았다. 롯데쇼핑은 내수 침체,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등 악재를 극복하고 실적 개선에 성공한 데 이어 온라인사업 강화, 오프라인 매장 차별화 전략으로 본격적인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롯데쇼핑의 실적 개선이 4·4분기와 내년에도 이어지면서 주가가 재평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롯데쇼핑의 3·4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 증가한 4조 6,749억원, 영업이익은 15% 증가한 1,990억원이다. 영업이익은 증권업계의 평균 전망치 1,524억원을 뛰어넘었다. 백화점, 할인점의 실적 개선에 힘입은 결과다. 백화점은 해외 사업 적자 폭 축소와 국내 사업 실적 개선에 따라 올해 3·4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7% 증가했다. 할인점 역시 국내·해외사업 실적 개선이 이뤄졌다. 그동안 해외사업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이었던 중국 할인점 사업은 매각과 폐점을 통해 정리됐다. 백화점사업도 철수 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준다.
증권사들의 롯데쇼핑 목표주가 상향이 잇따르고 있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의 영업실적은 백화점, 중국 사업 철수에 따른 할인점의 실적 개선에 따라 올해 2·4분기를 저점으로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내년에는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목표주가를 23만원에서 26만원으로 높였다.
롯데쇼핑 주가는 9월 17일 장중 17만 8,000원으로 연중 최저점을 기록한 후 반등하기 시작해 지난 20~21일 22만 9,000원까지 올라섰다. 지난 6월 7일 장중 최고가를 5개월여 만에 회복한 것이다. 이달 들어 23일까지 상승률은 15.5%로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 1.36%를 웃돈다.
유통업계는 오프라인 매장의 성장 정체, 정부의 출점 규제로 온라인 사업에 힘을 싣는 추세다. 롯데쇼핑은 ‘O4O(Online for Offline)’ 전략을 기반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 간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8월 온라인사업 전담 조직인 e커머스사업본부를 공식 출범했다. 계열사 별로 운영하던 7개 온라인몰을 통합하고 향후 5년간 3조원을 투자해 2022년까지 매출 20조원·업계 1위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e커머스사업본부는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롭스, 롯데닷컴 등 롯데그룹의 7개 유통기업 서비스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투게더 앱’을 내년 상반기 선보일 계획이다. 한 기업의 앱에서 로그인하면 다른 6개 기업의 앱을 별도 로그인 없이 모두 이용할 수 있게 된다. 2020년 상반기에는 7개 사의 온라인몰이 통합된 쇼핑 플랫폼 ‘롯데 원 앱(가칭)’ 운영을 시작한다. 음성 인식, 대화를 통한 상품 추천과 구입이 가능하도록 해 새로운 쇼핑 패러다임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오프라인에서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담은 체험형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건대점에서 8월 문을 연 국내 백화점 업계 최초 VR(가상현실) 체험관인 ‘롯데 몬스터VR’, 디지털·스포츠 놀이기구 및 휴식 공간으로 구성된 롯데아울렛 구리점의 키즈테마파크 ‘플레이티카’, 바이어들이 직매입한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는 롯데백화점 본점의 ‘바이어스픽’ 등이 대표적이다.
마트, 슈퍼, 헬스앤뷰티스토어의 혁신도 함께 진행 중이다. 롯데마트는 오프라인 매장을 엘페이, 카카오페이, 알리페이 등 다양한 방식의 결제가 가능한 디지털 매장으로 진화시켜 갈 예정이다. 롯데슈퍼는 상권 특성에 맞게 상품 구성을 특화한 뉴컨셉 매장과 함께 프리미엄 상품을 선보이는 롯데 프리미엄 푸드마켓을 확대한다. 롭스는 1030 고객을 겨냥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 간 경계를 허문 옴니 채널을 지향하는 스마트 쇼핑 서비스를 비롯해 오프라인 매장의 비대면 마케팅, 슈퍼·마트 등과 결합된 하이브리드형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