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美·유엔 대북 양면전술?

"평양 퍼레이드 車도 제재 대상

金선물 송이버섯도 위반 조사"

폼페이오는 "고위급회담 재개"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9월 18일 함께 무개차를 타고 평양국제공항에서 백화원 초대소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9월 18일 함께 무개차를 타고 평양국제공항에서 백화원 초대소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과 유엔이 대북 제재 강도를 연일 높이고 있다. 미국은 “금지된 행위를 하는 곳에 대한 행동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구두 압박했고 유엔은 지난 9월 평양 정상회담 때 남북 정상이 카퍼레이드를 한 무개차까지 제재 위반 조사 대상에 넣었다. 다만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북미 고위급회담이 머지않아 열리기를 기대한다”고 말해 판을 완전히 깨지는 않겠다는 의도를 재확인했다.

미 국무부는 29일 “제재 회피를 촉진하는 단체에 대해 미국의 독자적 행동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보도했다. 이는 미 법무부의 제재 위반 기업 자금몰수 소송과 관련한 VOA의 논평에 대한 답이었다. 국무부는 북한의 ‘아킬레스건’인 인권 문제와 관련해서도 “북한 정부에 의해 자행되는 인권 침해와 유린에 깊이 우려하고 있으며 이런 끔찍한 행동에 대해 북한 지도부의 책임을 지속해서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는 평양 정상회담 때 등장한 무개차에 대한 제재 위반과 관련한 조사를 하고 있다고 미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이날 보도했다. 차량은 독일 벤츠사의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S600 풀만 가드’를 개조한 것으로 정상회담 당시 추정됐다.


미 상무부는 9월4일 북한에 방탄차량을 불법 수출한 혐의로 중국인 마위눙과 그의 회사 ‘시젯인터내셔널’, 홍콩의 ‘지엠국제사’ 등을 대북 제재 명단에 올렸다. 상무부는 북한 열병식에 등장했던 벤츠 차량이 유럽에서 만들어져 미국에서 방탄장치가 추가됐고 중국을 거쳐 북한으로 들어갔다고 봤다. 제재위는 당시 제재 위반으로 지목한 차량이 남북정상회담 때의 무개차와 외관상 유사한 점이 많아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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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유엔은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만수대 창작사 방문과 북한이 한국 정부와 국민에게 선물한 송이버섯 2톤의 제재 결의 위반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고 RFA는 전했다. 다만 만수대 방문은 제재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이미 제재위가 밝힌 바 있어 형식적 조사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과의 대화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는 28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너무 머지 않은 시일에 북미 고위급회담을 하게 되기를 매우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관련 일련의 행사들에 대해 추가로 언급할 것은 없다”면서도 이같이 전했다. 대북 압박을 강화하면서도 대화의 문은 열어놓은 것은 현재의 쟁점으로 추정되는 사찰·검증 방식에서 북한이 미국의 깐깐한 조건을 받아들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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