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초겨울 추위를 녹이는 베토벤의 따뜻한 선율이 연말 주요 공연장을 장식한다. 인류의 형제애를 노래한 ‘합창’부터 피아노 삼중주와 현악 사중주에 이르기까지 베토벤의 폭넓은 레퍼토리를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실내악 그룹인 ‘칼라치 스트링 콰르텟’은 오는 27일 서울 종로구의 금호아트홀에서 베토벤을 연주한다. 바이올리니스트 강수연·장유진, 비올리스트 이한나, 첼리스트 심준호 등 내로라하는 솔리스트들이 함께하는 앙상블인 ‘칼라치 스트링 콰르텟’은 이번 공연에서 현악 사중주 5번과 ‘하프’라는 별칭을 가진 현악 사중주 10번을 선보인다. 베토벤이 병마를 이겨낸 후 삶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투영한 15번 곡도 들려준다.
국내를 대표하는 주요 오케스트라들도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들고 잇따라 관객과 만난다. 클래식 애호가뿐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익숙한 ‘합창’은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새해를 맞는 연말에 더없이 어울리는 레퍼토리다. 베토벤은 이 곡의 4악장에서 ‘모든 인간은 형제’임을 노래하면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공감과 연대의 메시지를 전한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은 21~22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티에리 피셔의 합창+’ 공연을 연다. 서울시향의 수석객원지휘자인 티에리 피셔의 지휘 아래 소프라노 이명주, 메조소프라노 양송미, 테너 박지민, 베이스 박종민 등이 솔리스트로 참여한다. 국립합창단과 안양시립합창단도 가세해 평화와 새해를 향한 합창의 환희를 노래한다. 서울시향 관계자는 “남북 평화 분위기가 고조되는 오늘, 그 어느 때보다 큰 호소력을 가진 베토벤의 선율이 한해를 마무리하는 강력한 마침표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KBS교향악단도 27일과 28일 각각 롯데콘서트홀과 예술의전당에서 ‘합창’ 교향곡을 연주한다. 상임지휘자 요엘 레비가 지휘봉을 잡고 소프라노 이윤정, 메조소프라노 김정미, 테너 정호윤, 베이스 이동환 등이 출연한다. 사진제공=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서울시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