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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해도 살아있네…지터·베컴, 마이애미 '핵인싸'

데릭 지터 /사진출처=MLB.com데릭 지터 /사진출처=MLB.com



‘뉴욕의 연인’ 지터

작년 MLB 마이애미 말린스 인수


주축 스탠턴·옐리치 팔며 리빌딩

올해도 올스타 포수 리얼무토 내놔

유망주 데려와 ‘장밋빛 미래’ 노려

‘뉴욕의 연인’ 데릭 지터(44·미국)와 ‘축구 아이콘’ 데이비드 베컴(43·영국). 이 둘에게는 공통점이 많다. 출중한 기량과 수려한 외모로 각각 야구계와 축구계에서 특별한 인기를 누려온 둘은 은퇴 후에도 비슷한 행보를 보이며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지지 않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요즘 말로 ‘핵인싸(강조할 때 쓰는 ‘핵’과 ‘인사이더’의 복합어, 무리 속에서 아주 잘 지내는 사람)’의 표본이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절 20년간 뉴욕 양키스에서만 뛰다 지난 2014년 은퇴한 ‘전설의 유격수’ 지터는 지난해 8월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 인수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공동 구단주로 일하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전성기를 보낸 ‘프리킥 마술사’ 베컴도 2013년 20년의 현역 경력에 마침표를 찍은 뒤 구단 경영에 뛰어들었다. 2012년까지 6시즌을 LA 갤럭시에서 뛰며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가능성을 확인한 베컴은 인터 마이애미CF 창단 작업으로 분주하다. 지터의 말린스처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를 연고로 하는 인터 마이애미는 오는 2020년 MLS 리그에 합류한다.

현역 시절부터 ‘억’ 소리 나는 연봉과 어마어마한 규모의 스폰서십으로 화제를 뿌려온 지터와 베컴은 은퇴 후에도 벌이가 짭짤하다. 특히 베컴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현역 톱스타보다도 많은 돈을 번다. 영국 대중지 더선에 따르면 베컴은 자신의 회사 DB벤처 리미티드로부터 지난 2년간 2,900만파운드(약 411억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베컴 브랜드는 패션·식음·엔터테인먼트 사업 등에서 자리 잡은 지 오래고 베컴은 의류 브랜드 H&M, 브라이틀링 시계, 위스키 브랜드 등의 광고 모델로 활약 중이다. 리치스트닷컴 등 미국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지터의 순자산은 1억8,500만달러(약 2,076억원)에 이른다.


구단주에 부임하자마자 장칼로 스탠턴, 크리스티안 옐리치 등 주축들을 죄다 내다 파는 핵폭탄 세일에 나서 비난을 사기도 했던 지터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도 화제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시장에 내놓은 올스타 포수 JT 리얼무토에 각 구단이 앞다퉈 폭발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메츠·필라델피아·샌디에이고·양키스·애틀랜타·탬파베이·다저스 등이 리얼무토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지터는 전도유망한 젊은 자원을 트레이드 카드로 제시하는 구단을 까다롭게 고르고 있다. 마이애미 헤럴드에 따르면 1루와 외야가 가능한 다저스의 코디 벨린저, 메츠의 유격수 아메드 로사리오와 외야수 브랜던 니모 등이 마이애미의 레이더에 걸려 있다. 다저스는 벨린저에다 유망주 최소 1명을 더 달라는 마이애미의 트레이드 제안을 일단은 거절했지만 불씨는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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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미는 지난 시즌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에서 ‘압도적인’ 꼴찌를 했다. 63승98패로 승률은 고작 0.391. 당연히 탱킹(tanking·신인 드래프트에서 높은 순위 지명권을 받기 위해 시즌을 포기하는 전략) 의혹에 휩싸였다. 내년도 올해보다 나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는 마이애미지만 적어도 장밋빛 미래의 기초는 세울 수 있다. 리얼무토 트레이드의 결과가 미래를 좌우할지 모른다.

데이비드 베컴 /사진출처=인터 마이애미CF 트위터데이비드 베컴 /사진출처=인터 마이애미CF 트위터


‘맨유 레전드’ 베컴

MLS 인터 마이애미 2020년 창단

열혈팬 자청 네이마르·그리즈만

“언젠가는 꼭 베컴팀에서 뛰겠다”

홈구장도 신설하며 축구붐 조성

인터 마이애미에 대한 팬들의 기대는 무엇보다 창단 멤버에 쏠린다. 화려한 인맥을 자랑하는 베컴을 전면에 내세웠으니 당연한 기대다. 베컴은 최근 세계에서 가장 비싼 선수 중 한 명인 네이마르 다시우바(파리 생제르맹)를 만난 자리에서 농담처럼 인터 마이애미로 오라고 제안했다. 네이마르의 대답은 “언젠가는 꼭 가겠다”는 것. 네이마르는 베컴의 열렬한 팬이다. 앞서 프랑스 대표팀 공격수 앙투안 그리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도 “베컴의 새 팀인 인터 마이애미에서 뛰고 싶다”고 밝혔다. 립서비스 수준의 발언이었는지 몰라도 그 역시 베컴의 팬이다. 베컴은 “나도 그리즈만의 팬”이라며 “선수들이 MLS에서 뛰는 것에 앞서 마이애미에서의 생활에 대해 생각해보기를 바란다. 활기 넘치고 환상적인 도시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고 적극 홍보에 나섰다.

MLS가 평균 관중 2만명을 훌쩍 넘는 인기 리그로 올라선 데는 베컴의 공이 누구보다 컸다. 과거 베컴을 영입하기 위해 MLS는 팀 연봉 상한에 일부 예외를 두는 이른바 ‘베컴룰’을 도입했는데 이 룰은 티에리 앙리, 카카, 바스티안 슈바인스타이거, 다비드 비야, 안드레아 피를로, 웨인 루니 등 스타들의 미국행 러시를 재촉했다.

MLS는 인터 마이애미의 리그 진입을 계기로 또 한 번의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인터 마이애미는 마이애미국제공항 근처 부지에 2만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홈구장 인터 마이애미 스타디움을 지을 계획이다. 경기장뿐 아니라 축구장 14개를 품은 훈련 시설, 750개 객실을 보유한 호텔, 쇼핑몰까지 갖춘 마이애미 프리덤 파크를 조성해 MLS 열기에 기름을 붓겠다는 포부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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