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해 말 경기 수원시 팔달구와 용인시 수지·기흥구 등 3개 지역을 거래 과열이 우려되는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한 것과 관련해 해당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수년째 집값이 오르지 않았는데도 대상 지역에 포함됐으며, 행정구역이 다르다는 이유로 가격상승이 많은 아파트는 제외됐다며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이들 지역이 최근 높은 집값 상승세를 보여 조정대상으로 지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서 대출규제 등 강력규제를 받게 된 해당 지역 주민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조정대상지역 철회를 요구하는 청원글을 지난해 말부터 잇달아 게재하고 있다. 한 청원자는 ‘용인기흥 동백아파트 조정지역 취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용인 기흥 동백동 아파트는 지난 10년간 조금도 안 올랐다. 6년 후에 GTX구성역이 생기면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조정지역으로 한다니요?”라고 반문하면서 “사정상 팔아야 하는 사람들 팔수 있게 조정지역으로 하지 마세요”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용인시 기흥구 보라동에 10년 이상 거주 중이라고 밝힌 모 주민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기흥구 보라동·공세동 일대는 10년이 넘는 동안 집값이 제일 저렴하고 오르지도 않고 제자리이지만 가까운 기흥구 신갈 일대는 분양 아파트가 엄청 올랐다”면서 “그런데, 집값이 오른 신갈과 함께 조정지역으로 묶인 것은 너무 불공평하고 억울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가까운 수원 영통구 광교는 아파트값이 하늘을 찌르는데 이곳은 아무 대상이 아닌듯하다. 탁상정책을 하지 말고 좀 더 현실적으로 주위를 둘러보고 결정해주셔야 한다”라면서 “보라동과 공세동을 조정지역에서 제외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또 다른 청원자는 “군포 산본과 광주지역은 용인보다 더 올랐다. 용인은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역 주변만 올랐지 오히려 집값이 내려간 곳이 더 많다”면서 “집값을 잡겠다던 정부 믿었다가 낭패를 봤다. 여력만 있으면 이민을 하고 싶을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외에도 “10년 전보다 1억7,000만원 이상 떨어진 서천동(용인시 기흥구)이 조정지역이라니…당장 철회하라”라는 내용의 청원글도 눈에 띈다.
조정대상지역과 아주 근접하고도 행정구역이 다르다는 이유로 대상 지역에서 빠진 지역에 대한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도 묶어 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에 따르면 “여기 수원시 팔달구 화서동은 더 오르지 못하도록 조정지역으로 해놓으셨으면서 정작 바로 옆 정자동 아파트들은 몇천만원씩 오르고 있는데도 조정대상지역에서 빠졌는지 궁금하다”라면서 “정자동도 막아달라, 아주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라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 실제 정자동 A아파트는 지난 2018년 6월 분양 이후 웃돈이 1억원 이상 붙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화서지역 부동산사무소들은 전했다. 이 아파트는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 화서 주공3단지 아파트와는 큰길 하나만을 사이에 두고 있지만, 행정구역이 장안구에 속해 있어 조정대상지역에서 빠졌다. 화서동 H부동산사무소 관계자는 “같은 지역에서도 아파트값이 다르기 때문에 조정대상지역은 넓은 구 단위가 아니라 동 같은 작은 단위로 묶는 것이 부동산 현실을 잘 반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변문우 인턴기자 bmw101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