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모터사이클 시장은 약 10년째 연간 판매량 10만대 규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고인 물’ 같기만 한 시장이지만 수면 아래에서는 나름의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2018년 모터사이클 시장에서는 특히 혼다와 스즈키의 약진이 눈에 띈다.
3일 이륜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모터사이클 시장의 판매 1위는 대림오토바이(2만대 이상)로 알려졌다. ‘시티’ 시리즈 등 상용 이륜차 시장의 독보적인 점유율을 기반으로 꾸준히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또 다른 국내 이륜차 기업인 KR모터스는 8,000대 규모다. KR모터스는 지난해 국내 판매량이 다소 기대에 못 미쳤지만 “올해는 GV125S(국내 모델명 미라쥬) 신차를 필두로 국내외에 다양한 배기량의 모델을 선보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KR모터스를 제친 회사는 혼다코리아(2만1,556대)다. 혼다코리아는 지난해 한국 시장 진입 이래 처음으로 연 판매량이 2만대를 돌파하면서 2위에 올랐다. 125㏄ 스쿠터인 ‘PCX’가 혼다코리아 모델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올리며 순위 상승에 혁혁한 공을 올렸다. 지난해 PCX의 판매량은 9,763대로 국내 모터사이클 시장의 모든 기종을 통틀어 1위다. 물론 혼다가 PCX부터 골드윙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갖춘데다 높은 연비와 내구성으로 라이더들의 지지가 높다는 강점도 빼놓을 수 없다.
스즈키의 약진도 눈에 띈다. 한해 동안 4,000여대를 판매한 가운데 GSX R1000, 브이스트롬650, GSX-S750이 각각 국내 리터급, 미들급 어드벤처, 미들급 네이키드 카테고리에서 1위를 제패했다.
할리데이비슨과 BMW모토라드는 각각 2,000대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들 회사의 베스트셀링 모델은 젊은 라이더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은 할리데이비슨의 아이언883™(XL883N)과 오너들이 ‘우주명차’라고 부르는 BMW모토라드의 R1200GS 어드벤처다.
이 밖에 가와사키와 KTM은 지난해 판매량이 약 850대, 350대로 집계됐다. 가와사키 수입사인 대전기계공업 관계자는 “매년 20~30%씩 판매량이 늘고 있어 올해에는 1,000대를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가와사키‘중공업’그룹답게 저배기량은 거의 내놓지 않는 가와사키는 ‘닌자400’이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이었다. KTM은 역시 ‘390듀크’가 지난해 최고 인기 모델로 꼽힌다.
한편 2018년은 허스크바나·트라이엄프·로얄엔필드 등 마니아층을 거느린 브랜드들이 정식 수입을 재개했거나 예고했다는 점에서도 뜻깊었다. 작은 시장이지만 풍성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