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가들은 지난 2일 코스피200 선물 1만1,028계약(7,217억원)을 순매도한 데 이어 이날도 2,824계약(1,821억원)을 팔아치웠다. 3일(1,105계약·722억원)까지 사흘 동안 누적으로 총 1만4,957계약, 금액으로는 9,760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코스피200 선물을 1만계약 이상 팔아치운 것은 지난해 11월2일(1만1,288계약) 이후 2개월 만이다. 외국인투자가의 선물 매도 공세에 국내 증권사 등 기관투자가의 현물 매도가 동반되며 지난 이틀(2~3일)간 국내 증시는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의 선물 매도에 몇 가지 이유를 내놓고 있다. 올 들어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가 1만 선이 붕괴되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하락세가 계속되는 등 증시 부진이 이어지자 신흥국 증시 전반에 매도가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최창규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알파전략팀장은 “보통 외국인투자가들은 한국 증시 한 곳보다는 신흥국 전체를 보고 투자하는데 2일 나타난 외국인의 선물 매도 역시 신흥국 전반에 대한 매도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순매수한 것에 대한 손절매라는 평가도 나온다. 외국인투자가는 지난해 12월17일부터 20일까지 4거래일 동안 코스피200 선물 1만7,394계약(1조1,440억원)을 순매수했다.
일반적으로 선물 매도는 앞으로의 증시 전망을 비관적으로 볼 때 나타난다. 다만 미래 가격에 대한 예측인 만큼 본격적인 매도세가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신흥국 증시 전반에 걸친 우려가 국내 증시를 뒤흔들면서 증권가의 관심은 중국 증시로 쏠리고 있다. 지난해 한국 증시는 미국 증시보다 중국 증시와 강하게 연동되는 경향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미중 무역협상 진전으로 중국 증시가 반등할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강재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정책이 2·4분기 전에 효과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고 무역분쟁 협상도 긍정적으로 진전될 것”이라며 “중국 경기가 바닥을 다지면서 한국 증시의 조정도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국내 증시는 장 초반만 해도 코스피지수가 1,990선이 무너지기도 했으나 연기금을 중심으로 한 기관투자가의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 반전했다. 코스피는 0.83% 상승하며 2,010선을 회복했다. 코스닥은 1.14% 올라 664.49로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