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현대LNG해운 보유지분 20%(200만주)를 현재 대주주인 사모펀드 IMM인베스트먼트에 모두 무상 양도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지난 2014년 구조조정 과정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운송사업 부문 지분 80%를 IMM에 넘겼던 현대상선이 계약조항을 지키지 못하며 잔여지분까지 모두 잃을 위기다. 최근 글로벌 LNG 호황이 찾아오고 있는 시점이어서 당시 구조조정을 주도한 산업은행이 금융논리에 매몰돼 알짜사업 부문 매각을 성급하게 진행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지난해 말까지 모잠비크 LNG가스전 운송 계약을 따내지 못해 IMM에 현대LNG해운 지분 7%를 추가로 넘겨야 한다. 현대LNG해운 매각 당시 들어간 조항에 따르면 현대상선이 투자한 해당 가스전이 개발돼 두 척 이상의 운송 계약을 2017년 말까지 체결하지 못하면 지분 7%를 무상 양도해야 하고 2018년 말까지 따내지 못하면 추가로 7%, 올해 말까지도 계약하지 못하면 나머지 6%도 포기해야 한다. 현재 현대상선은 14%의 지분 무상양도가 확정됐다. 양측은 올해도 운송 계약이 힘들 것으로 계산하며 결국 100% 지분이 IMM에 넘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상선은 2014년 5월 LNG 운송 부문을 매각하면서 9,700억원을 받았다. 매각 직후 출범한 새 회사인 현대LNG해운 지분 20%를 IMM으로부터 취득하면서 낸 금액은 1,000억원이다. 최근 LNG발(發) 조선·해운 훈풍이 불면서 ‘한 푼’이 아쉬운 현대상선 입장에서는 속이 쓰리다. 현대LNG해운은 지난해 150억원(감가상각 전 영업이익 기준)의 이익을 낸 데 이어 올해 사업을 더욱 확장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보다 장기적인 산업 구조조정 계획이 필요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단기적 금융논리로 인한 강제적 사업 매각이 회생 기간을 더 장기화하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한신 기자 hs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