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인물·화제

153兆 최고부호의 이혼…"벤처 파트너로 살겠다"

■베이조스 아마존 CEO 부부, 25년 결혼 생활 마침표

회사 주식 16% 포함 보유재산

州法에 따라 똑같이 분할하면

여성 최대 자산가 탄생 가능성

구체적 결별 사유는 언급 안해

일부 언론, 제프 '염문설' 보도

연합뉴스



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54) 최고경영자(CEO)와 그의 부인 매켄지 베이조스(48)가 25년간의 결혼생활을 청산한다고 선언했다. 세계 최고 부호의 이혼 소식이 전해지면서 세간의 관심은 150조원 이상의 순자산을 보유한 베이조스 부부의 재산 분할 여부에 쏠리고 있다.

베이조스 부부는 9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공동명의의 성명에서 “우리는 오랜 기간 사랑에 대한 탐색과 시험적인 별거 끝에 이혼을 결정했다”며 “우리는 친구로 공유된 삶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부는 또 “우리는 부부로 멋진 삶을 살았고 부모로, 친구로, 벤처와 프로젝트에 대한 파트너로, 벤처와 모험을 추구하는 개인으로도 멋진 미래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 부부는 지난 1993년 결혼해 지금까지 4명의 자녀를 두고 화목한 결혼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져 왔다. 제프는 아마존을 설립하기 전 헤지펀드(D E Shaw)에 몸담았던 시절에 면접관으로 같은 회사에 지원한 매켄지를 처음 만났으며 같은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결혼했다. 이듬해인 1994년 아마존닷컴을 설립한 제프가 당시 뉴욕에서 서부 시애틀로 향하면서 부인인 매켄지가 운전하는 동안 아마존의 사업 아이디어를 노트북에 구체화한 일화는 유명하다. 매켄지는 아마존닷컴 사업 초기 도서 주문과 출하, 회계 등을 담당했다가 현재 소설가로 활동하고 있다.


두 사람은 지금까지 언론을 통해 서로에 대한 두터운 애정을 밝혀왔다. 부인 매켄지는 패션 잡지 ‘보그’와의 인터뷰에서 “그(제프)는 사람 만나기를 좋아하는 매우 사교적인 사람인 반면 나에게 칵테일 파티는 신경 쓰이는 일”이라면서도 “대비되는 성격이 서로 보완하게 했다”고 말했다. 제프도 독일 베를린의 한 행사에서 “인생에서 매켄지나 부모님처럼 사랑하고 지지해주는 사람이 있을 때 위험을 감수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부인 매켄지에게 깊은 신뢰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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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이혼 결정을 내린 사유에 대해 두 사람은 함구하고 있다. 다만 일부 미 언론들은 제프가 전 TV 앵커이자 할리우드 연예계 거물의 아내인 산체스와 내연 관계를 맺고 있다는 보도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들 부부의 이혼 소식이 큰 관심을 끄는 것은 무엇보다 막대한 재산의 분할 여부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부부가 똑같이 재산을 분할할 경우 매켄지는 전 세계 여성들 가운데 최대의 부호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제프는 현재 아마존 주식 약 16%를 보유하고 있으며 자산이 총 1,370억달러(약 15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주 법에 따라 매켄지가 제프와 똑같이 재산을 나눌 경우 매켄지는 약 77조원을 합의금으로 받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미 CNBC는 이들이 거주하는 워싱턴주는 이혼시 결혼 후 형성된 재산을 똑같이 나누는 ‘부부공동재산(community property)’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며 이들의 이혼이 역사상 가장 값비싼 이혼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미 언론들은 매켄지가 가족의 ‘부’를 계속 증식하기를 바랄 가능성이 높아 제프의 아마존 지분을 축소하는 선택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조스 부부의 이혼 소식에 이날 뉴욕 증시에서 아마존 주가는 오전 한때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오후 들어 강보합세로 마감했다.

이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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