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금융정책

[리빌딩파이낸스 2019]BTS·박항서처럼...동남아 매료시킨 금융한류

"모바일뱅킹 편리·이미지 좋아"

국내 금융사 현지화 전략 결실

디지털뱅크 출범 등 진출 활기




KB국민은행은 지난해 5월 글로벌 디지털뱅크 ‘리브 KB캄보디아’에 주택담보대출 기능을 탑재했다. 디지털금융의 활용도가 높은데다 지점에 얽매이지 않아 최근까지 신청건수는 1억달러(약 1,100억원)에 이른다. 국민은행은 리브 앱 하나로 현지법인의 포트폴리오를 과거 기업(SME)과 가계대출 비중이 9대1이던 데서 75대25로 빠르게 바꾸게 됐다. 동남아 전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방탄소년단(BTS)이나 베트남 축구영웅인 박항서 감독의 인기를 넘을 정도로 대한민국 은행의 디지털뱅크가 현지에서 먹혀들고 있는 것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디지털뱅킹을 앞세운 국내 금융사들의 동남아 시장 진출이 서서히 뿌리를 내리고 있다. 과거 동남아 최대 은행인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의 디지털 전략을 따라 하던 한국 은행의 모바일뱅킹이 현지에서 속속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수많은 섬과 넓은 지역으로 이뤄진 지형적 특성을 가진 동남아 시장을 전통적 지점이 아닌 모바일뱅킹으로 바로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이대기 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실장은 “동남아에서는 우리 금융의 경험이 우위에 있어 외형확장이 가능하다”며 “꾸준히 네트워크를 늘려가면서 한류 등 문화를 활용해 현지친화적인 전략을 세우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베트남에서 축구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박 감독 등을 현지 모델로 써 지난해 말 ‘베트남 쏠(SOL)’이 출시 한 달 만에 가입자 11만명을 기록했다. KEB하나은행은 네이버 일본법인인 라인의 금융자회사 라인파이낸셜아시아와 손잡고 올해 인도네시아에서 디지털뱅크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수백 개의 섬으로 이뤄진 데 따른 대면대출의 한계를 고객 4,800만명에 달하는 라인을 활용해 뛰어넘겠다는 전략이다. 우리나라 은행이 디지털 뱅킹을 강화하자 현지 통신사, 결제대행 업체(PG), 메신저서비스 업체 등과도 적극적인 협력이 이뤄지면서 현지 일자리 창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황정원·손구민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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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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