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2019년에도 세계 클래식계들의 거성(巨星)들이 잇따라 한국을 찾는다. 초특급 연주자의 독주회부터 일류 오케스트라의 시대를 넘나드는 레퍼토리까지 새해부터 달력을 펼치고 꼼꼼히 일정을 기록해야 할 만큼 알찬 프로그램들이 가득하다.
지휘자 블라디미르 유로프스키가 이끄는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오는 3월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11년 만의 내한 공연을 펼친다. 이들은 이번 공연에서 슈트라우스 ‘틸 오일렌슈피겔의 유쾌한 장난’과 브람스 ‘교향곡 2번’ 등을 연주한다. 힐러리 한을 잇는 차세대 바이올리니스트로 꼽히는 독일 출신의 율리아 피셔도 협연자로 가세해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려준다.
같은 달 16일에는 베네수엘라 출신의 구스타보 두다멜이 26세 때부터 음악감독을 맡은 LA필하모닉과 함께 내한해 말러 교향곡 1번을 연주한다. 두다멜은 클래식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베네수엘라에서 빈민층 어린이를 위한 음악교육 프로그램인 ‘엘 시스테마’를 통해 최고의 스타로 거듭났다.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에는 세계 음악계의 ‘차이나 파워’를 상징하는 중국 피아니스트 유자 왕이 협연자로 나선다.
헝가리 출신의 마에스트로인 이반 피셔는 6월24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한국 관객들과 만난다. 헝가리 지휘자와 오케스트라가 만드는 특유의 선율로 에그몬트 서곡과 교향곡 7번 등 베토벤의 명곡을 들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번 공연에는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을 협연할 예정이어서 국내 클래식 팬들의 더욱 큰 관심을 받고 있다.
47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독일의 명문 악단인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도 4년 만의 내한 공연을 준비 중이다. 이들은 9월2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의 ‘그레이트 오케스트라 시리즈’ 공연을 꾸민다. 지난 2012년부터 이 악단의 수석 객원지휘자를 맡고있는 정명훈이 지휘봉을 잡을 예정이며 아직 구체적인 공연 레퍼토리는 결정되지 않았다.
4월7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도 주목할 만하다. 이번 공연에서는 2017년부터 새로운 수장을 맡은 조너선 노트가 지휘봉을 잡고 말러 교향곡 6번 ‘비극적’을 연주한다. 평창대관령음악제의 예술감독으로 맹활약 중인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협연자로 출연해 슈만 피아노 협주곡 A단조를 들려준다.
해외 명문 오케스트라뿐 아니라 세계 최고 수준의 재능과 실력을 갖춘 연주자들도 연이어 한국을 찾아 한해 동안 클래식 무대를 뜨겁게 달군다. ‘피아니스트들의 피아니스트’로 불리는 폴란드 출신의 크리스티안 지메르만은 3월 22~23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16년 만의 내한 독주회를 연다. 그는 지난해 영국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으로 한국 관객들을 만났지만 독주회는 2003년 이후 처음이다. 이번 프로그램에는 그의 대표 레퍼토리 중 하나인 쇼팽의 ‘스케르초’가 포함된다.
지난해 공연을 3주 앞두고 건강상의 이유로 내한이 취소되며 팬들을 안타깝게 했던 ‘건반 위의 서정시인’ 머레이 페라이어는 3월 5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독주회를 갖는다. 주최측에 따르면 이번 공연은 “건강을 회복해 꼭 다시 돌아오겠다”는 국내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페라이어의 강한 의지로 성사됐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