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수소경제 걸림돌 확 걷어내라

정부가 17일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현재 2,000대 수준인 수소차 생산량을 2040년까지 620만대로 늘리고 14곳에 불과한 수소충전소를 전국 1,200곳으로 확대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동시에 발전용 연료전지 생산을 2040년 15GW까지 확대하는 등 로드맵을 차질없이 이행할 경우 2040년 연간 43조원의 부가가치와 42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가 계속 강조하는 혁신성장의 원동력으로 삼아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수소차는 현대차가 2013년 세계 최초로 완성차를 선보이는 등 다른 나라보다 한발 앞섰지만 지금은 경쟁국에 주도권을 빼앗긴 감이 없지 않다. 다른 나라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단기에 빠르게 성장할 때 우리는 이런저런 규제에 막혀 제자리걸음을 했다. 도심지역에 수소충전소를 설치하지 못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소비자는 도심에 수소충전소가 없어 수소차를 사지 못하고 생산자는 소비자가 수소차를 사지 않으니 개발에 나설 수 없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다행히 일정 기간 일정 지역에서 규제 적용을 면제하는 규제 샌드박스가 이날 시행돼 도심 수소충전소 설치가 허용된 점은 다행이다. 문제는 그래도 남은 규제가 여전하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운전자가 수소충전소에서 스스로 충전할 수 없다. 현행법상 수소차충전소에는 반드시 자격증을 가진 안전관리책임자가 있어야 하고 수소 주입은 가스기능사 자격증이 있는 직원만 할 수 있다. 수소연료 운송차량의 도심 진입도 불가능하다. 이런 규제를 그대로 둔 채 수소경제를 키워나갈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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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수소차·연료전지 등 분야에서 세계적 기술력을 갖추고 있어 수소경제 활성화에 유리한 조건을 가졌다. 문제는 시간이다. 유럽의 경우 2020년대 중반 정도가 되면 내연기관 차의 판매 금지가 본격화한다. 그때까지 내연기관 차가 빠지는 부분을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연비 규제도 통과할 수 있는 수소차로 대체하려면 개발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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