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경영계 "최저임금위원장 물러나라"…험악한 1차 전체회의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안 관련 회의 소집

…노사 위원 고성 오가며 30분도 안 돼 정회

정부가 제시한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방안과 관련, 정부안에 반대하는 근로자위원들의 요구로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가 18일 열렸지만 시작부터 고성이 오가며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사용자 위원 가운데는 올해 최저임금(시급 8,350원) 결정에 따른 노사 갈등의 책임을 물어 류장수 최저임금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의견도 나왔다.

최저임금위는 이날 오전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있는 서울 광화문 S타워에서 올해 제1차 전원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전원회의는 노동계를 대표하는 근로자위원들의 요구로 소집됐다. 근로자위원들은 정부가 지난 7일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초안을 발표하자 “최저임금 제도 개편 논의는 노·사·정(공익위원)이 참여한 최저임금위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회의 소집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날 모인 노사정은 시작부터 고성이 오가며 팽팽히 대립했다. 사용자위원인 박복규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장은 최저임금을 10.9% 인상한 작년 최저임금위 결정을 거론하고 “류장수 위원장은 누구보다 책임을 통감해야 함에도 한마디 사과 없이 회의를 진행해 굉장히 유감스럽다. 뻔뻔스럽게 회의를 진행하느냐”며 “위원장직에서 사퇴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회장은 “우리 모두 가장 먼저 책임을 져야 한다. 동반 사퇴도 좋다”고 제안했다. 그는 류 위원장에 대해 “더 말하면 욕이 나올 것 같아 (발언을) 삼가겠다”며 거듭 사퇴를 요구했다.


이재원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지원본부장은 “최저임금 결정체계에 문제가 있다고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정부가 개편을 추진하는데 최저임금위에서 결정체계를 어떻게 바꿀지 논의한다는 게 과연 맞는가”라며 “(최저임금 인상으로) 경제 상황이 어렵게 된 부분에 대해 위원 모두 부담감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동계 주장에 대한 반대의사를 명백히 한 셈이다.

관련기사



류 위원장은 사퇴 요구에 대해 “그동안 국회에서도 얘기했지만, (저를 포함한) 공익위원은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면서도 “위원장이든 공익위원이든, 그대로 무책임하게 나가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류 위원장도 다소 상기된 표정이었다. 이어 근로자위원인 이성경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류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한 사용자위원들에게 “(위원장 사퇴 요구는) 본 회의 주제와 맞지 않는다”며 강력하게 항의했고 근로자위원들과 사용자위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갔다.

이 사무총장은 모두발언에서 정부의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초안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충분하게 최저임금위에서 논의한 이후 (개편 등을) 해야 하는데 노동계와 최저임금위를 완전히 무시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발언한 백석근 민주노총 사무총장은 “정부 발표 내용은 절차상으로나 내용상으로나 용납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최저임금위가 왜 있는지 모르겠다. (정부의 발표와 같은) 관행 내지는 행위에 대해 우리 입장을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저임금위는 노동계와 경영계의 모두발언을 마치고 회의를 시작했으나 회의 방식에 관한 이견으로 개회한 지 30분도 안 돼 정회하고 간사단이 모여 회의 방식 조율에 들어갔다. 이날 회의에는 최저임금위원 27명 가운데 근로자위원 9명, 사용자위원 8명, 공익위원 8명 등 25명이 참석했다.


이종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